관동의대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깊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로 인해 불안감을 견디지 못한 학생들은 결국 집단 휴학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특히 열쇠를 쥐고 있는 명지재단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관동의대 예과 1, 2학년과 본과 1학년 학생 120명은 비정상적인 교육 환경에 항의하기 위해 3일 집단 휴학계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재단과 대학이 부속병원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협력병원을 늘리며 연명을 도모하고 있는 것에 반발하며 이번 학기 등록을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명지병원에서 광명성애병원으로 또 다시 최근 협력병원 협약을 체결한 분당제생병원을 떠돌며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이들이 집단 휴학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은 최근 병원계로 흘러나오고 있는 대학 매각설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병원계에는 명지재단이 종교재단인 A, B의료재단을 비롯, C의료재단, D의료재단 등 4개 기관과 관동의대 인수 문제를 협의중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인수 액수까지 새어나오며 매각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
여기에 이종서 관동대 총장이 최근 학부모들과의 면담에서 이들 의료재단과 매각 협상을 하고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의대의 거취를 둘러싼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매각설에 대해 명지재단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명지재단 관계자는 "관동의대 정상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방법을 논의중에 있지만 확인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협상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 의료재단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A의료재단 관계자는 "인수 등의 문제는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고 C의료재단 관계자도 "일정 부분 얘기가 오간 것은 맞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관동의대 의학과 비상대핵위원회 관계자는 "이미 총장이 매각이나 정원 반납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선언한 마당에 더이상 시간을 끌 이유가 없다"면서 "차라리 하루 빨리 정원을 반납해 학생들의 교육권을 확보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