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을 결정하기 위한 전체 회원 투표에 돌입했지만 의-정 협의안 해석과 수용을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국 시도의사회장들이 긴급회의를 열어 의협에 의-정 협의 결과를 존중해 줄 것을 요구한데 이어 개원의협의회와 각과 개원의사회 회장도 회동을 갖고 최근 노 회장과 협상단의 갈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21일 개원의협의회와 각과 개원의사회 임원진은 오후 6시부터 노환규 회장과 비대위 협상단과 벌어진 갈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참석한 인사에 따르면 주요 주제는 의-정 협의안 수용 여부와 협상결과에 대한 불만으로 비대위원장을 사퇴한 노 회장의 돌발 행동 등이 도마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 개원의사회 회장은 "회의를 통해 협의안을 수용할지 여부는 명확히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협상단이 정부와 협의해 도출한 결과를 회장이 마음대로 뒤엎은 행동에 대한 비판적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줄곧 노 회장의 독선적 회무로 인해 시도의사회 회장들과의 마찰이 이어져 왔다"면서 "이런 피로감 때문에 투쟁 동력도 훼손되고 있는 게 엄연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오늘(21일) 투표가 시작됐지만 (노 회장에 대한 불만으로) 투표를 하지 않았고 주변 동료들을 독려하지도 않았다"면서 "파업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집행부 움직임에 불만을 토로하는 지역 회원들이 상당히 많다"고 강조했다.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도 협의안을 둘러싼 갈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이날 제53차 정기총회를 개최한 서대문구의사회는 협의안과 투표 방법에 대한 이슈들을 주요 의제로 올렸다.
먼저 황주연 회장은 "협의문을 몇 번씩 훑어봤지만 어느 쪽으로 어떻게 진행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정부에서 어떤 식으로든 진정성을 보여줬으면 좋겠는데 제가 보기에는 협의문에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노 회장은 의협의 수장으로서 목표하는 바가 있어 반대할지 몰라도 내부에서만 싸우고 외부로는 노출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회원들 마음에 여러 실망감과 좌절감이 있겠지만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자는 의미에서 투표에 꼭 참석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기총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은 협의안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를 표출하기도 했다.
권기철 고문은 "카리스마를 가지고 회원들을 이끌어나가기 위해 회장을 뽑아놨는데 지금은 마치 '회원들끼리 투표하고 투쟁 해보라'는 식이다"면서 "책임질 일에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 같아 굉장히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임수흠 회장이나 노환규 회장의 이름은 많이 들었는데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협상단 협의 결과가 나오자 노 회장이 블로그에 '이건 수용할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면서부터 회원들이 우왕좌왕하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