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태어나 수술 받았습니다. 의사선생님들의 손길이 없었다면 지금 제 품에 있지 못했을 거예요. 수많은 생명들을 위해 파업만은 하지 말아주세요."
"파업은 정부와의 다툼에 환자가 인질이 되는 상황입니다. 의료파업은 다른 파업과는 종류가 다릅니다. 의사 선생님 파업은 제발 하지 말아주세요."
10일 예고된 의료계 총파업에 대한 환자들의 목소리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7일 오전 서울 한국사회복지회관에서 의사 총파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환자들의 불안감은 생명과 직결돼 있다"면서 파업에 대한 불안감은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불안감이다. 제발 의사 총파업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으면 정부를 상대로 투쟁 해야지 왜 아무런 잘못도 없는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근 인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사 파업을 예로 들며 환자에게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인도에서는 약 1만명의 의사가 파업해 나흘만에 최소 30명의 환작 진료를 못 받아 사망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10일부터 환자 생명을 지키고 치료상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 보건소, 공공병원을 안내 할 것"이라면서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대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협회장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조치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자들은 정부와 6차례 회의를 하고 협의결과를 발표할 수 있는 의협이 부럽기만 하다. 환자들도 정부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나 제도가 많다"면서 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그동안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던 원격진료에 대해서는 제한적 찬성, 투자활성화 대책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원격진료는 도서 산간 벽지 등과 같이 의료접근권이 지리적으로 제한돼 있거나 중증장애인 같이 신체상 이유로 의료시설 접근이 불가능한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병의원 이용이 신체적으로 가능한 장애인이나 노인, 만성질환자, 수술 후 추적관찰을 요하는 중증질환는 시범사업을 통해 객관적인 검증과 평가를 거친 후 확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영리자법인 도입 정책에 대해서도 "의료상업화가 가장 큰 문제인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해결책이라기 보다는 상업화를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비판했다.
저수가 문제에 대해서도 근거를 갖고 대화를 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들은 적정한 비용을 쓰고, 적정한 시기에 적정한 서비스를 받기 원한다. 수가에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이제는 파업을 풀고 환자와 의사가 함께 정부의 의료 상업화를 막는 일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