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공의들이 의료계 총 파업 선봉에 나서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의대 교수들의 솔직한 심경이다.
전공의들의 강경 투쟁에 대해 의과대학 교수들도 지지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개원의나 전공의처럼 적극적인 행동으로 파업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심정적으로 전공의들의 행보를 응원하고 있다는 게 의과대학 교수들의 전언이다.
만약 전공의가 2차 파업에 참여하면 그에 따른 의료공백을 교수들이 메워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의들이 나서는 것에 대해 지지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교수들이 전공의들의 파업을 응원하는 것은 노환규 의사협회장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최근 정부가 쏟아내고 있는 의료제도에 대한 강한 불만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의사협회가 총파업 투쟁에 불을 지피기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병원 교수들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복지부가 의사 집단 휴진에 대해 의사 면허 취소 및 의료기관 영업정지 등을 내세우며 발언 수위를 높이자 이에 발끈하며 촉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교수들 역시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 개선방안,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CT, MRI 보장성 확대 등 대학병원 경영을 옭죄는 정부 정책이 쏟아지는 것에 불만을 품었던 터라 정부의 강경 발언에 즉각 반응한 것이다.
서울성모병원 한 교수는 11일 "최근 정부의 모습에 교수들도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면서 "전공의들의 파업을 공식적으로 지지하지는 못하겠지만 마음 속으로는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서울성모병원 교수는 "지금 전공의 파업 행보에 동조하는 교수들은 원격진료에 대한 불만도 아니고 노환규 회장을 지지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집단 휴진을 두고 면허취소를 거론하고, 최근 일방적으로 의료정책을 쏟아내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깔려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한 교수는 "대학병원 구조가 전공의 업무에 의존적이기 때문에 실제 파업에 나선다면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교수들은 내부적으로 강경 투쟁에 나서는 전공의들을 지지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서울아산병원 모 교수 또한 전공의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대해 우려하기 보다는 이번 기회에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할 필요가 있다고 사견을 전했다.
반면, 대대적인 전면 파업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의사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내버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모 교수는 "파업에 나선 전공의들의 의지는 분명 인정하지만 필수 인력까지 동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며 "의사로서 응급환자를 내버린다는 것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모 교수도 "1차 파업에 지지를 보냈던 것은 진료 차질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라며 "만약 필수인력 전공의들까지 파업에 참여한다면 교수로서, 의사 선배로서 결사적으로 저지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