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분들도 제도개선을 위해 복지부에 항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의료정책을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기획재정부에 항의 전화해 주세요."
"의사는 국민편입니다."
파업의 현장이 아니다. 환자를 진료하는 병의원의 요즘 풍경이다.
최근 들어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포스터를 붙인 개원가가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다.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 문제 뿐 아니라 65세 이상 노인부담금 인상, 미용 시술의 부가가치 확대까지 내용 역시 다양하다.
11일 일선 개원가를 둘러본 결과 집단 휴진을 전후로 곳곳에 포스터를 붙인 의원들이 점차 늘어나는 모양새다.
일부 의원은 출입문과 환자 접수 데스크 등 벽면 대부분을 정부의 의료정책 반대 포스터로 도배하다 시피 한 곳도 있을 정도.
과거 인테리어를 해친다는 이유로 비급여 가격표 정도만 고지하던 것과는 큰 차이다.
내용도 의협이 제작, 배포한 원격진료·의료영리화 반대부터 서울시의사회가 배포한 노인 본인부담금 인상 관련 안내문, 성형·피부과의사회가 배포한 부가세 확대 안내문 등 다양하다.
동작구의 모 개원의는 원격의료 반대, 영리자회사 설립 반대 등 정부의 강압적인 의료 정책 반대 포스터 3장을 입구에 게시했다.
마포구의 모 피뇨기과 원장도 최근 65세 노인부담금 인상과 관련한 포스터를 붙이고 "본인 부담금이 증가와 병원 수익은 무관하다"면서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액을 환자에게 전가했기 때문이다"는 내용을 알리고 있다.
이와 관련 개원의사회 임원은 "요즘 워낙 쏟아지는 의료 정책들이 강압적인 게 많다보니 포스터라도 붙여 항의의 뜻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면서 "환자들도 이런 내용을 보고 얼마나 의료 정책이 불합리한 게 많은지 좀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예전처럼 의사들이 뒷짐만 지고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포털 토론방에 글을 올려 이슈를 만들고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는 노력을 하는 등 사실상 진료 현장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의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