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실 질관리를 위해 소화기내시경학회가 내놓은 우수 내시경실 인증사업에 개원가의 거부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학회가 골머리를 썩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암 검진기관 평가와 연계한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지만 인증제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아 과연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30일 일산 킨텐스에서 제50회 춘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4천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해 내시경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는 우수 내시경실 인증제 사업에 대한 별도 세션이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오전 세션을 전부 여기에 할애한 것.
이는 학회가 가진 고민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학회가 야심차게 인증제 사업을 시행한지 2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의원급 기관의 참여가 극도로 저조하기 때문이다.
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우리 스스로 질관리를 해보자는 자율적인 사업인데도 개원가의 반발이 생각보다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답답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2012년 시행 첫 해에는 우수 내시경실 인증제 사업 대상인 세부전문의 교육수련병원 91곳 중 84개 기관이 참여해 이미 75개 기관이 인증을 마친 상황이다.
그러나 2014년 시행 대상인 의원급 의료기관은 지금까지 신청 건수가 극도로 저조한 상태다. 특히 일부 개원의들은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어 문제는 더욱 꼬여만 가고 있다.
실제로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위장내시경 학회는 국가 암 검진기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100만원에 육박하는 인증 비용을 들여 또 다른 평가를 받아야할 필요가 없다며 인증제를 거부하고 있다.
결국 이중적인 평가로 개원의들의 부담만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학회는 국가 암건진기관 평가와 항목이 겹치는 일부 평가를 면제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장내시경학회 등은 이마저도 특정 학회에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순천향 천안병원 정윤호 교수는 "세부전문의 수련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참여가 너무나 저조한 상황"이라며 "결국 새로운 인증제를 준비해야 하는 스트레스와 인증 참여로 인한 파급효과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학회가 개원가와 얼마나 소통을 이루느냐에 인증제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며 "그들의 애로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누구나 공감하는 인증사업으로 발돋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최명규 소화기내시경학회장(가톨릭의대)은 "모든 환자가 대학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최소 기준에 미달하는 내시경실을 찾아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노력해서 질을 높여보자는 취지인 만큼 막연한 거부보다는 긍정적인 검토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