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뭔가 다르다.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
제약사 영업왕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남들이 생각치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해 있다.
다국적 제약사
영업왕 3인에게
노하우를 슬쩍 물어봤다. 자사 제품에 대한 확신은 공통점이었지만 영업 비법은 각기 달랐다.
톡신, 필러 등 피부미용 시장을 담당하는 A제약사 L씨는 '트렌드 형성하기'가 장기다.
만약에 역삼동이 담당 구역이라면 '역삼동 주민들은 A제약 톡신과 필러를 맞는다'라는 이미지를 심는 것이다.
A제약 L씨는 "최근 톡신, 필러 등 저가 제품이 물밀듯이 몰려오고 있지만 제 구역만은 침범하지 못했다. 의료진에게 톡신, 필러하면 A제약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이미지 형성에 '세계 1위'라는 제품력이 큰 몫을 했지만 부수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 경영 상담 등이 대표적이다.
보통 제약사 영업사원의 판촉 방식은 병원 매출이 10이라면 한정된 파이 안에서 자사 제품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한다.
지금 자사 매출이 3이라면 3대7에서 4대6으로 올리는 영업 방식이다.
하지만 L씨는 병원 매출을 20으로 키우기 위한 경영 마케팅을 했다.
매출이 두 배로 커지면 자사 제품도 두 배로 커질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L씨는 "잘 되는 병원 노하우 등을 원장과 공유했고 매출 증대에 성공한 병원도 많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거래처와 라포가 커졌고 현재는 담당 병원 대부분이 우리 회사 제품으로 도배가 됐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경영이라는 하나의 공통 화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참고로 연 매출액이 20억원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종합병원 담당 다국적 D사 K씨는 하루에 많은 의료진과의 만남을 위해
모닝콜에 주력한다.
일과 시간에는 타사 직원도 많은 만큼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한 발 더 뛰어야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K씨는 "여러 개의 병원을 맡고 있는 만큼 시간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일과 시간 전에 모닝콜을 하는 이유다. 고객의 니즈를 꾸준히 파악해야하기 때문에 하루에 15콜 이상을 기본적으로 찍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품력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원하는 임상 정보 등을 제공해 처방에 도움을 주는 것이 영업사원 몫이라고 본다. 시간대별 의료진의 동선을 파악해 우연히 마주치는 전략도 쓰고 있다"고 웃음지었다.
세미병원 담당 또 다른 외자 D제약사 S씨는 담당 의료진 외에 동료 의사나 간호사 등을 공략한다.
주위 평판을 좋게해 담당 의료진과의 라포를 쌓는 작전이다.
S씨는 "무조건 정면 돌파만이 답이 아니다. 담당 의료진의 주변 사람, 즉 동료 의사나 간호사 등에게 평판이 좋으면 나를 다시 보게 된다.
주변 사람을
공략하라는 법칙을 쓰고 있다"고 경험담을 소개했다.
실제 S씨는 절대 제약사 영업사원을 만나지 않는다는 교수와의 만남을 동료 의사를 공략해 이뤄냈고 결국 랜딩까지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