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가 회원총회 개최 전까지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서로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특히 변영우 의장이 대의원 서신문을 통해 노환규 회장표 개혁론의 정당성을 꼬집자 노 회장도 집행부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의원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바로 응수하는 등 감정 싸움만 격해지는 양상이다.
14일 의협은 회원총회의 잠정 연기 방침을 밝히며 말미에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정관개정안의 통과 여부에 따라 회원총회를 개최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대의원 직선제, 겸직 금지 등의 대의원회 개혁안이나 회원 투표 정관 마련 등의 안건을 정총에서 상정, 의결하는 경우 대의원회 해산을 함께 거론할 회원총회를 개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발 물러선 것.
앞서 최재욱 부회장이 "집행부가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와 정관 개정을 두고 여러차례 협상했지만 결국 결렬됐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고 말한 것에 연장 선상인 셈이다.
이에 대해 대의원회 운영위원도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화답했다.
모 운영위원은 "우리도 항상 열려있고 대화를 하고 싶은 의지도 있다"면서 " 집행부에서 언제든지 대화를 제안해 오면은 언제든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화를 통한 극적 화합의 여지를 남겼지만 표면으로 나타난 실제 분위기는 대결의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변영우 의장은 대의원 서신문을 통해 "노 회장 등 집행부는 마치 대의원회가 새로운 권력기구를 만든 것처럼 오해하고 임총의 결의를 비난하며 비대위 구성과 활동에 협조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는 대의원총회의 의결을 존중하고 실행해야할 집행부가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관개정안들을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회원총회에 붙이는 것은 결국 기획한 측의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갈 수밖에 없는 일"이라면서 "이는 회원 뜻을 빙자해 대의원회를 해산시켜 회장 1인만을 위한 대의원회를 새로 구성하겠다는 독재 시도"라고 비판의 강도를 더했다.
상황이 이렇자 노환규 회장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15일 노 회장은 "시도의사회장들은 집행부의 명을 받아 회무를 수행하는 역할보다는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대의원직을 겸임하고 있다"면서 "시도의사회 대의원 의장들도 집행부를 돕는다는 명분 아래 대의원 운영위원회를 조직해 사사건건 집행부의 옥상옥 기구 역할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 기능을 넘어 감사단의 고유기능인 감사까지 하고 있는 이들은 또 다른 집행부의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242명의 대의원들은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발되지 않기 때문에 대표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리어 의장이 회무를 방해하고 정관을 위반하는 행위를 다수 저질렀지만 이에 대한 제지방안이 없다"면서 "그는 총파업 3일 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투쟁은 100% 실패할 것이라고 투쟁중단을 요청하는 등 끊임없이 대정부 투쟁을 방해했다"고 직접 변영우 의장을 겨냥했다.
그는 이어 "변 의장은 불필요한 임총을 앞장서 추진했을 뿐 아니라 집행부의 부의안건 상정 요청을 단독으로 묵살하는 횡포를 저질렀다"면서 "회원총회 등 내부제도의 개혁을 위한 37대 의협 집행부의 노력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