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이 의사협회 행보를 비판하며 회비 납부 거부를 결의해 주목된다.
현재 의대 교수들을 포함한 대학병원 봉직의들은 사실상 원천 징수로 회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납부 거부가 현실화 될 경우 의협에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회장 정훈용, 울산의대)에 따르면, 최근 총회를 열고 의사협회 회비 납부를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의협이 개원의 단체로 전락해 교수들을 포함한 봉직의들의 권익을 뒷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수협 관계자는 "여러 차례 문제를 지적했지만 완전히 개원의 단체로 전락한 의협이 이러한 고견을 듣지 않고 있다"며 "개원의 단체에 교수들과 봉직의들이 회비를 낼 필요는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회비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병원과 병협에 요청해 현재 원천 징수제도를 폐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수들은 최근 의협이 연수평점에 수수료를 부과한 것에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의협은 연수평점 1점 당 1천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의학회 등 학계의 반발에 부딪히자, 학회 군 별로 최소 50만원에서 200만원까지 수수료를 받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학회를 구성하는 교수들이 상당히 불쾌해 하고 있는 것. 꼬박꼬박 회비를 내는 교수들에게 이러한 수수료를 받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과거 논문으로 대체되던 연수평점을 의협이 주도해서 참석을 유도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것에 대한 불만도 많다.
교수협 관계자는 "의협 모든 예산이 개원의 중심으로 집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며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교수들에게 수수료까지 받겠다는 방침이 괘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의협 회비는 자율 납부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대학병원은 특별 분회로 지정해 월급에서 회비를 원천 징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의협 회비 중 대학병원 봉직의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상황.
실제로 2011년을 기준으로 회비를 납부한 회원수 중 개원의는 1만 3335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봉직의는 1만 4581명에 달하며 전공의도 1만 262명이나 된다. 결국 대학병원 봉직의들이 회비 납부를 거부할 경우 상당한 회비 수입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의대 교수들이 회비 납부 거부를 결의하고 전공의들의 동참을 요구할 경우 수련환경 여건상 의협 회비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가 어떠한 형태로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