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국회와 정부 협의과정에서 느낀 점은 의료단체 스스로 근거에 입각한 명쾌한 이론과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대한병원협회
나춘균 보험위원장(반도정형외과병원 원장)은 2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나 협회 임원 활동에 대한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병협 대변인을 겸임한 그는 김윤수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의료계를 압박하는 건강보험 및 의료정책에 맞서는 대국회 및 대정부 협의 과정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나춘균 위원장은 "국회와 정부를 만나보면 의료정책과 제도 전반에 걸쳐 이론이 잘 정립되어 있다"면서 "의료계가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식의 논리는 안 먹힌다"고 말했다.
가장 큰 성과로 병협 위상 제고를 들었다.
그는 "대정부 관계에서 병협 위상을 높이기에 노력했다"며 "일각에서 깐깐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론과 법리적 상식을 기반으로
동등한 관계에서 협상과 협의에 임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포괄수가제 질환군 확대 차단과 3대 비급여 대학병원과 공조한 100% 손실 보장, 지방세 대학병원 부과 및 약제비 결제 법제화 지연 등을 꼽았다.
그는 "신생아중환자실과 마취과 초빙료, 초음파 급여화 손실 최소화, 부대조건 없는 두 차례 수가협상(2013년도 2.2%, 2014년도 1.9% 인상) 등이 가장 기억이 난다"며 "영상수가 인하도 정부와 해결 단계에 있다"고 자평했다.
반면, 병원급 토요가산과 수가결정 구조개선, 원내 약국 개설 선택분업 등은 마무리하지 못한 현안임을 자성했다.
의료계 지도자들을 향한 쓴 소리와 함께 당부도 잊지 않았다.
나 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더라도 분열과 갈등의 모습은 의료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 "경험해보니 대국회와 대정부 관계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신뢰를 잃으면 모은 것을 잃어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예욕 때문에 의료단체 수장과 임원을 해선 안 된다.
자기를 희생하고 발로 뛰는 만큼 성과가 나온다“며 ”의료단체는 회장과 임직원 모두 회원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윤수 집행부의 각종 현안 대처를 위한 2년 동안 주말 회의 등 앞만 보고 달려온 나춘균 위원장은 오는 9일 병협 정기총회를 끝으로 봉사하는 독실한 크리스찬 모습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