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지)소의 일반인 진료 등 1차 의료기관 역할을 두고 의료계의 반발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달 오픈하는 경기도 의왕시 청계보건지소 역시 개원의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방사선촬영 장비 등을 갖춘 진료실, 건강관리실 등을 갖춘 만큼 예방적 의료서비스에서 더 나아가 일반 진료까지 담당할 가능성이 커 인근 개원의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의왕시는 오는 19일부터 1층 보건지소를 포함한 5층 규모의 청계종합사회복지관을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청계종합사회복지관은 총 공사비 114억여원을 투입,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3,728㎡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대규모 시설.
복지관 1층에는 진료실, 예방접종실, 모자보건실, 건강관리실로 구성된 보건지소를 배치해 인구 유입 증가에 따른 공공의료서비스 수요 급증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의왕시의 판단이다.
반면 의료계는 보건지소의 '공공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더 하고 있다.
실제로 인근의 C가정의학과 원장은 "복지관 주변으로 1차 의료기관이 발에 채일 정도로 많이 있는데 굳이 보건지소가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예방적 의료서비스 대신 일반 진료를 보게 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개원가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보면 예방적 의료서비스라는 보건지소의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곳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면서 "해당 지소도 진료실을 둔 이상 일반 진료 기능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의협과 경기도의사회 역시 문제 해결에 팔을 걷었다.
최근 의협은 "도시지역 보건지소의 설치목적은 저소득층의 보건의료를 위한 것이지만 일부 보건지소는 민간 의료기관과 차별성이 없는 진료를 보고 있다"면서 " 진료 서비스 제공은 사실상 취약 계층을 위한 보건의료안전망으로서 기능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도시지역 보건지소가 본연의 역할을 하도록 복지부도 감기환자 진료 등 일반진료를 지양할 것을 안내했다"면서 "보건(지)소 기능을 사전 예방적 건강증진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청계보건지소 설립·운영 계획은 중앙정부의 정책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협은 보건지소가 지역의료기관과 갈등을 부추기는 일반 진료기능을 전면 배제하고 질병 예방과 교육, 건강관리 등 본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왕시에서 이미 요청한 상태.
의협은 경기도의사회와 함께 향후 청계보건지소 설립, 운영과 관련해 보건지소 설립 이전에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했는지, 의료자원의 재분배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있는지 현황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