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장학회에 이어
대한뇌졸중학회가 진료 적정성 평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거부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과학적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평가 항목만 늘리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지적. 이에 따라 5년간 지속된 진료 적정성 평가의 명분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최근
급성뇌졸중 진료 적성성 평가에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뇌졸중학회 이병철 회장(한림의대)은 18일 "그동안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 사업에 동참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며 "수차례 지적된 평가 방식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보다는 평가 항목한 확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이러한 적정성 평가가 진료현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은 평가 항목을 늘릴 것이 아니라 질평가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고 이를 근거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학회가 이처럼 적정성 평가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것은 심평원이 올해부터 평가 항목에
재원일수 지표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원일수가 평가에 포함되면 증상이 심한 중환자를 기피하는 것은 물론,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조기 퇴원을 유도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학회의 우려다.
이 회장은 "대다수 병원들이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다 보니 무리하게 항목을 늘려가며 변별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며 "환자를 위해 도입한 평가가 오히려 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정책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적정성 평가가 도입 당시의 의도를 잃고 병원들을 줄세우기 위한
평가를 위한 평가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적정성 평가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보상체계와 연계되면서 오히려 진료 왜곡이라는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적정성 평가는 보험 재정 절감이나 병원의 서열을 매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24일 심평원에 이같은 문제를 담은 의견서를 내고 답변을 요구했지만 한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아무런 답변도 오지 않고 있다"며 "조속히 심평원이 합리적인 답변을 주지 않는다면 평가 거부 등의 방법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