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관 KT&G 생명과학 대표(의사)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토종약이 해외에서 대접을 받으려면 임상 데이터 쌓기 등 기본에 충실하라고.
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에서다.
전 대표는 직전 직장인 보령제약에서 국내 첫 고혈압신약 '카나브(피마살탄)'를 개발한 주역이다.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 수출 역시 그의 힘이 컸다.
전 대표는 "글로벌이냐 로컬이냐를 선택하라면 가능하면 글로벌로 가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협상력 등 여러가지가 중요하겠지만 결국에는 제품력"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효능, 안전성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부터 기존 제품과 차별성을 입증하는 임상 자료까지 많은 데이터를 가져야 글로벌에 나갈 때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괜찮은 라이센스 피를 받으려면 이에 상응하는 데이터가 필수다. 절대 R&D 투자를 아끼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토종약의 글로벌 진출은 '현실을 직시한 맞춤형 전략'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전 대표는 "자사 제품의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해야한다. 그 과정에서 계열 내 8번째 약 카나브를 처음부터 미국 등 선진국에 넣겠다고 도전하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눈을 개발도상국으로 돌렸다. 완제품 공급 욕심도 버렸다. 제품 가치 평가 후 가능성이 있는 곳을 타진했다. 그러니 수출 길이 열렸다. 현실을 직시한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신약 개발 능력 역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 대표는 "아직은 국내 제약사가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을 만들기는 힘들다. 아직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은 베스트 인 클래스다. 그렇다면 언제가는 반드시 퍼스트 인 클래스도 가능하다고 본다. 무모한 시도는 실패를 낳는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