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A사 PM은 퇴근을 하던 중 기발한 영업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다음날 들뜬 마음에 CP팀을 찾아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케팅에 접목시키고 싶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급여 삭제되고 싶으세요?"라는 답변 때문이었다.
A사 PM은 "충분히 합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진행될 수 있는 영업 아이디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법무팀에 건의를 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니올시다'였다. 투아웃제 이후 마케팅 활로가 꽉 막힌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급여삭제' 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CP팀과 마케팅팀 간에 적잖은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실적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진행하려는 마케팅팀과 최대한 보수적 기준으로 합법과 불법 여부를 판단하려는 법무팀 간에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이 벌이지고 있는 것이다.
A사 PM은 "쌍벌제 후 내부 규정이 점점 타이트해지더니 투아웃제가 이런 경향에 쐐기를 박은 느낌이다. 10건을 건의하면 8~9건은 하지 말라고 한다. 자원 봉사도 쉽지 않다. 일을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투아웃제 이후 CP팀 힘이 세지고 제약의 꽃인 영업, 마케팅 부서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진 분위기다. 마케팅 하나하나에 다 태클을 거니 열불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상황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다국적 B사 영업사원은 "영업은 합법 테두리 안에서 얼마나 탄력적으로 운영하는지에 따라 실적이 판가름난다. CP팀은 조금이라도 위험하면 막는게 일이지만 우리는 뭐라도 해야한다. 이해는 하지만 너무 움츠러드는 느낌"이라고 한숨지었다.
하지만 법무팀 등 CP 활동을 주관하는 부서는 생각이 다르다.
국내 C사 사내 변호사는 "우리 업무는 영업을 진행함에 있어 탈이 안 나도록 하는 것이다. 유비무환이 중요하다. 투아웃제가 시작됐기 때문에 아무래도 더 타이트한 기준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