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시보건소가 한방 원격진료 사업을 시행 10개월 만에 접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의료계는 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라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당진시보건소는 지난해 2월 송악 본당리와 신평 한정리, 송악 고대1리, 순성 백석리 등 4개 마을에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전국 보건소 중 최초로 한방 원격진료에 들어갔다.
당진시보건소는 보건소에 있는 한방 공중보건의사가 각 마을 보건진료소 화상 진료시스템으로 환자를 진료한 후 처방 및 투약까지 지시하는 시스템을 통해 4개 진료소마다 매주 5명씩 지난해 연말까지 총 10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할 계획이었다.
당시 당진시보건소는 2012년 실시한 시범사업을 근거로 한방 원격진료에 대한 주민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며 이후 더 많은 마을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당진시보건소의 한방 원격진료 사업은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실패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당진시보건소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 통화에서 "원격건강상담이라는 이름의 한방 원격진료는 현재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 원격사업이 실패한 이유는 화상 진료에 대한 주민의 거부감과 낮은 만족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시보건소 관계자는 "노인분들이 화면을 보고 상담하는 것을 낯설어하고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며 "결정적으로 지난해 11월 당진시보건소에 근무하던 한방 공보의가 의가사제대를 하면서 사업을 접었다"고 설명했다.
애초 당진시보건소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11개월간 1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방 원격진료를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10개월간 이뤄진 한방 원격진료는 733건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지난해 2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원격건강상담 실적을 보면 환자 수는 20명, 상담 건수는 733건이었다"며 "주민 만족도도 낮고 한방 공보의들의 시간적 여유 등을 고려할 때 다시 사업을 시작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는 "각 마을 설치된 화상 진료시스템은 그대로 있다"며 "원격 건강상담으로는 활용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당진시보건소의 한방 원격진료사업 실패를 두고 의료계는 지자체 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라며 날선 비난을 가했다.
대한의사협회 산하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조정훈 위원은 "원격진료 자체가 현대의학에서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특위 입장에서 볼 때 한방은 정식 의료로 보지 않고 있으며 의료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대체요법 중 하나인 한방에 원격이라는 말을 붙여 기계를 사용하고 지자체 예산을 사용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예산낭비의 전형적 사례일 뿐 아니라 많은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