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평가에 대해 거듭 불만을 제기해왔던 중소병원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원장 석승한)이 최근 제시한 2주기 인증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게 무리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증원은 1주기 인증기준을 대형병원(300병상 이상)은 408개, 중소병원(300병상 미만)은 308개 수준에 그쳤다.
중소병원의 308개 세부항목을 살펴보면 기본가치체계 53개, 환자진료체계 166개, 행정관리체계 89개 등이었다.
하지만 2주기 인증기준안에선 조사항목을 크게 늘리면서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과 함께 중소병원에도 동일하게 537개의 조사항목을 제시했다.
그러자 그렇지 않아도 308개의 인증기준에 맞추느라 힘들었던 중소병원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안"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은 버거울 정도의 기준항목을 중소병원까지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앞서 중병협은 의료기관 인증평가가 기존의 자율인증 취지와 달리 업무만 늘어나는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해왔다.
특히 중병협은 지난 4월 하나의 진료과정을 여러개의 항목으로 나눠 평가항목을 늘려놓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제5차 인증기준 조정위원회에서 중소병원의 인증기준을 별도로 개발하기로 했지만 복지부는 이 또한 묵살, 기존의 정부안대로 회의록을 작성했다.
이에 대해 중병협 측은 "무리하게 항목만 늘려 나열하는 식의 2주기 인증기준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제5차 기준조정위원회의 회의 내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병협 한 관계자는 "인증원은 실제 회의 결과대로 중소병원의 인증기준 범위를 현실성 있게 다시 설정해야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인증평가와 관련있는 모든 내용을 인정할 수 없으면 무효 및 불참을 선언한다"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