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이 빅5병원 중 가장 늦은 출발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며 빠르게 정상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개원 100일만에 일 평균 외래환자가 2천명을 넘어서며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 암병원 하나만으로 서울의 중위권 대학병원의 외래 환자수를 뛰어넘는 기염을 토하고 있는 셈이다.
연세암병원 관계자는 23일 "예상보다 빠르게 외래 환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완전히 기반이 쌓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세의료원이 암병원을 개원한 4월부터 집계한 진료 실적을 보면 6월 기준 일 평균 외래 환자수가 163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월 평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래 환자만 2천여명을 넘나들고 있다는 의미. 이는 서울의 웬만한 대학병원의 외래 환자수와 필적하는 수치다.
초진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개원 당시 188명에 불과했던 환자가 5월에는 205명으로, 6월에는 217명으로 늘어가는 중이다.
재진 환자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4월 1271명에 불과했지만 5월에는 1314명으로 늘었고 6월에는 1417명으로 매달 100여명씩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입원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병상을 채우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성과다.
4월에 불과 885명에 불과했던 입원환자는 5월에는 1787명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고 6월에도 1929명으로 사실상 병상을 모두 채운 상태다.
수술 건수 또한 꾸준히 증가하면서 4월 387건에서 5월 699건, 6월 712건으로 불과 100일만에 두배 이상 늘어났다.
어떻게 이러한 성과가 가능했을까. 연세의료원은 후발주자로서 보다 안정되면서도 차별화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빛을 보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우선 진료를 기본으로 치료 후 관리와 교육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굿닥터팀'의 힘이 컸다.
금기창 연세암병원 부원장을 팀장으로, 의사 49명과 코디네이터 17명 등으로 구성되는 굿닥터팀은 환자의 치료 전후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연세암병원에 암 환자를 의뢰하는 타 병원 의사들이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환자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 전원 과정에서 불편함을 줄이는 역할도 맡고 있다.
특히 타 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뒤 연세암병원에서 2차 소견을 원할 경우 이를 해당 교수에게 의뢰하며 암 치료를 마친 사람과 치료 중 다른 질환에 걸린 환자에 대한 교육과 상담까지 도맡고 있다.
인근 개원가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도 적중했다. 전국구 병원이라는데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스킨쉽을 늘린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연세암병원 보직자는 "암병원 개원 이전부터 서대문과 마포, 일산을 타겟으로 삼아 연수강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며 스킨쉽을 늘렸다"며 "지역부터 잘하자는 다짐이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대다수 대형병원들이 의원급에서 의뢰한 환자들의 영상을 재촬영 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를 최대한 줄이려 노력했다"며 "이러한 작은 배려들이 신뢰를 준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