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보건복지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 강행에 맞서 비상대책위원회에 투쟁 로드맵과 전국적인 투쟁 조직 구성을 요청한 가운데 비대위도 빠른 시일내로 전열을 가다듬겠다고 약속했다.
26일 비대위는 의협 회관에서 오후 5시부터 회의를 열고 추무진 회장의 투쟁으로의 방향 선회 주문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추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계의 참여와 동기가 없는 정부의 단독 시범사업 강행은 재정 낭비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비대위 차원에서 회원들의 단결을 이끌 투쟁 로드맵과 전국적인 투쟁 조직을 구성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비대위 정성일 대변인은 "추무진 회장의 긴급 제안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투쟁 로드맵과 투쟁 조직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며 "비대위 자체가 투쟁을 위한 조직이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비대위는 전국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위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전국적인 투쟁 조직을 구성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국회 입법 저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국회 일정에 맞춰 로드맵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공석으로 남아있던 투쟁위원회 위원장에 이철호 의협 부회장을 선출, 투쟁을 위한 내부 전열을 가다듬었다.
정 대변인은 "비대위 내에 있는 협상위원회라는 조직 명칭 때문에 회원들이 비대위가 마치 협상을 위한 조직이라는 오해도 한다"며 "지금은 투쟁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차라리 협상위원회를 없애자는 말도 나왔다"고 귀띔했다.
비대위가 투쟁을 기피하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 대변인은 "지금까지 비대위가 투쟁의 전면에 나설 수 없었던 이유는 집행부가 정부와 협상을 이어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추 회장이 비대위와의 적극 협력을 약속하고 로드맵 등 주요 회무 방향을 요청한 만큼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원들은 집단 휴진이나 주 40시간의 준법 투쟁, 파업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투쟁 방향에 동의하고 있다"면서 "회원들의 휴가 일정과 추석 연휴가 있는 관계로 최대한 빨리 구체적인 논의에 착수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