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맞아야만(주사제) 했는데 먹을 수도(경구제) 있다면. 그것도 주사제와 비교해 효능과 안전성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경구제라면?
아마도 환자 대부분은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주사제에 대한 거부함 해소는 물론 순응도 개선 등 많은 이점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사제 밖에 없던 치료 영역에 '먹는' 약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경구약은 기존 주사제가 할 수 없었던 가려운 부분을 속 시원히 긁어주는 '효자손' 역할을 자신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는 약제는 '엔브렐(에타너셉트)' 후속작으로 불리는 '젤잔즈(토파시티닙)'다. 주사제 뿐이던 류마티스 관절염(RA) 시장에서 최초로 허가 받은 '먹는' 약이다.
현재 국내서 급여 절차를 밟고 있는데 주사제 한계에 목마른 환자나 의사들의 기대치가 크다.
주사제 뿐이던 시장에서의 경구제에 대한 갈망은 '젤잔즈'가 출시되거나 승인된 20여 국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젤잔즈'는 발매된 국가에서 빠른 처방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Evalute Pharma 발표에 따르면 '젤잔즈'는 2012년 11월 출시 후 두 달만에 3000만 달러(308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2018년 추정 매출액은 무려 27억 달러(2조7700억원)로, 이는 '엔브렐', '휴미라(아달리무맙)',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등 현 TNF-알파 생물학적 주사제 시장의 전세계 처방액과 맞먹는 금액이다.
최초의 '먹는' RA 치료제라는 프리미엄이 반영된 예상치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류마티스내과 김상현 교수는 "현재 RA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생물학적제제는 면역원성에 의해 약효가 감소하거나 주사 제형과 관련된 주사 부위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평생 치료해야하는 RA 환자에게 주사 제제는 심리적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의미에서 주사제 밖에 없던 RA 시장에 경구용 제제 출시는 RA 치료 방향을 다시 한 번 전환,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기존 약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물론 환자들의 편의성 및 순응도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젤잔즈'는 투여 전 적어도 1개 이상의 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에 적적히 반응하지 않거나 내약성 없는 중등증 내지 중증의 성인 활성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해 승인 받았다.
단독 또는 메토트렉세이트(MTX)와 병용으로 사용한다.
"젤잔즈 외에 최초 먹는 약은"
꼭 맞아야만 했는데 먹을 수도 있게 된 치료 영역은 다발성경화증 1차약 '오바지오(테리플루노마이드)'도 있다. 8월 국내 급여 출시된다.
또 전세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C형간염치료제 '소발디(소포스부비르)'도 이에 해당된다. '소발디'는 국내 허가 임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