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복지부, 소아 야간진료 실효성 논란
"최소 전문의 5명 이상이 365일 야간진료를 해야 하는데, 월 1500만원 보조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소아청소년과의사회 김재윤 회장은 1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소아환자 야간진료 진료기관 시범사업에 대한 우려감을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부산성모병원 등 전국 8곳을 야간·휴일 소아환자 대상 야간진료 시범사업(일명, 달빛 어린이병원) 의료기관으로 지정하고 9월부터 평일 18시부터 24시까지, 토·일요일(공휴일, 명절 포함)은 18시까지 365일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야간진료에 따른 인센티브 차원에서 국가와 지자체 50대 50으로 평균 1.8억원(월 평균 1500만원)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복지부 공모결과, 의원급 참여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의원급 불참과 관련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김재윤 회장은 "밤 12시까지 365일 야간진료를 위해서는 최소 5명 이상 의사가 순환해야 평상시 진료가 돌아갈 수 있다"며 "일부 소아병원만 가능한 것으로 의원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어 "5명 의사가 있는 의원급이 참여해도 1500만원 보조금은 한 명당 300만원에 불과한데, 어느 의사가 밤잠도 못 자고, 가정생활도 못하는 야간진료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일부 병원으로 규정한 시범사업의 실효성도 제기했다.
의사협회 신현영 홍보이사는 "소아병원 8곳만 참여하는 시범사업으로 소아환자의 응급실 집중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오히려 환자 부모들이 시범사업 병원을 찾아가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며 의료 접근성 문제를 꼬집었다.
의료계는 충분한 보상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소아환자의 야간진료 활성화는 요원하다는 입장이다.
김재윤 회장은 "현 소아 야간가산(100%)을 더욱 높이고 지원금을 늘려야, 의원급 참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하고 "은퇴의사를 활용하더라도 적정한 지원책과 의사들의 희생정신이 병행돼야 야간진료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현영 홍보이사는 "의정 합의에 포함된 소아 야간가산 200% 인상을 현실화시켜야 한다"면서 "밤 12시까지 야간진료는 사실상 당직의사로 제도적 지원책 없이는 의원급 참여를 기대하는 것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대한 비판에 말을 아끼면서 연말까지 1차 시범사업 기간 동안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시범사업 모니터링을 통해 필요하다면 제도를 보완해 나갈 것"이라면서 "내년도 2차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예산을 기재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