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구성 후 4개월 간 실질적인 결과물이 회원 투표 진행에 그쳤을 정도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투쟁 동력 확보 작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어 차라리 새로운 투쟁체를 만드는 것이 낫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22일 충남의사회 송후빈 회장은 최근 지지부진한 비대위의 투쟁 동력 확보 작업을 질타하며 해체론을 공식화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오는 28일 시군회장과 총무, 도 임원, 충남 대의원 의장단 연석회의가 예정돼 있다"면서 "비대위원으로 보고 느꼈던 비대위의 문제점을 회원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의의 가장 큰 목적은 코앞으로 다가온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저지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라면서 "비대위가 실질적으로 투쟁의 열기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비대위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법도 논의하게 된다"고 전했다.
현재 회원들이 피부에 와 닿는 투쟁 조직 구성과 실행력 확보, 투쟁 당위성에 대한 회원 홍보 등 전반적인 비대위의 업무가 '제로 베이스' 그대로라는 것이 송 회장의 판단이다.
송 회장은 "비대위가 구성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김정곤 비대위원장이 중도 사퇴했을 뿐 아니라 수 차례 회의만 거듭하며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협상과 투재의 전권을 가지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오히려 투쟁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대위가 회원들에게 투쟁의 당위성 등 회원 홍보로 투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예산만 사용하면서 그에 걸맞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간 한 차례의 회원 설문에 이어 외부 전문위원을 위촉하는 등 투쟁과는 동떨어진 행태만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투쟁 동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비대위 해체와 새로운 투쟁체 신설 방안을 거론할 수밖에 없다"면서 "회의에 참석한 분들의 뜻만 모아지면 공식 문서로 정리해 집행부에 제안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7월에도 비대위에 대한 해체설뿐 아니라 비대위 내부에서의 일괄 사퇴론이 제기된 바 있다.
복지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 강행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황에서 비대위는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할 '투쟁 동력 끌어모으기'에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의협도 "투쟁의 분위기가 조성돼야만 의정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비대위가 협상의 주도권을 두고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날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다른 시도의사회 회장은 "누구도 비대위의 역할에 대해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투쟁을 위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비대위 위원들 중에 투쟁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는 비대위가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위한 미니 정치판으로 변질됐다는 말까지 들린다"면서 "회원 설문을 위해 수 개월을 끌었지만 고작 6357명이 참여했다는 것은 현 비대위의 현실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