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환자의 야간진료 가산율 인상으로 야간진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났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발표에 의료계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심평원 정보전략분석팀 신현철 부연구위원은 최근 발행된 'HIRA 정책동향'을 통해 '소아야간 수가인상 후 진료경향 추이'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소아경증환자가 응급실 대신 진료 받을 수 있는 야간 의료기관 개설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2013년 3월부터 만 6세 미만 소아 경증환자의 심야시간 외래 진찰료 및 조제료에 대한 가산율을 기존 30%에서 100% 인상했다.
신현철 부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제도시행 이후 야간에 진료한 의원급 기관수는 평균 3만8967개소로, 시행 전인 2013년 2월 3만8197개소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와 비례해 소아를 야간에 진료한 기관수도 평균 1만8966개소로 시행 전인 2013년 2월 1만8028개소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야간에 진료한 의원급 기관 수를 월별로 살펴보면 제도가 시행된 3월 이후 잠시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9월을 기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심지어 시행 전보다 더 적은 1만7033개소만이 야간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부연구위원은 "소아야간 수가 인상이후 정책영향으로 소아야간 진료기관 수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반면 제도시행 이후 6개월간 추이를 살펴보더라도 그 규모가 정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것이 경제적 침체 등 외부적 요인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가 가산? 인건비도 안 나온다" 냉담
심평원의 분석에 의료계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수가인상분으로는 야간까지 의료기관을 운영하기 위한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의 A소아청소년과 원장은 "8시 이후 진료하는 병·의원도 한 시간 더 진료하는 수준이지 인건비, 관리비 등을 따지면 밤새 진료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 고생을 하면서까지 진료한다고 크게 경영여건이 나아지지 않을뿐더러 체력적으로 힘들기만 할 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심평원에 수가 인상에 따른 평가는 전형적인 생색내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소청과의사회 측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 관계자는 "일본은 저출산 때문에 분만 및 소아 환자가 줄면서 산부인과 및 소아과 개원이 크게 줄었다. 소외지역에는 관련 전문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려 평일 및 야간 수가를 5~6배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고작 100% 올리면서 흉내만 낸 수준"이라고 비판하며 "무조건 하라는 식이지만 개원의 입장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