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대학병원 A교수는 얼마 전부터 월급이 줄었다. 연구전담교수가 되면서 임상교수일 때 받았던 임상교원 수당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씁쓸하지만 자기개발 차원에서 연구전담교수가 되기로 한 이상 받아들이기로 했다. 개인적으론 상관없지만 가계 소득이 갑자기 줄어 부인의 눈치가 보였다.
# B대학병원 B연구부원장은 국내 대형 대학병원을 제치고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면서 의욕에 넘쳤다. 하지만 국책과제를 수주하는 게 생각보다 많지 않아 연구전담교수의 월급을 챙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더 문제는 앞으로도 몇년간은 수익보다는 투자 차원의 지출이 더 많을 것 같다는 점이다.
병원도 연구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연구중심병원은 물론 연구전담교수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병원의 진료수익의 한계 극복방안으로 연구중심병원을 선정, 이를 통해 병원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안했다.
당시 정부는 병원이 보유한 각종 특허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의료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핑크빛 전망을 내놨다.
연구중심병원 "연구전담교수, 월급 보전도 벅차다"
하지만 일부 연구중심병원 연구전담교수들은 월급이 감소하는 등 손해를 감수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A교수는 "사실 월급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못했다"라면서 "생각보다 많은 액수가 줄어서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구전담교수에 대한 지원이 부실하면 연구중심병원 제도를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텐데 안타깝다"면서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학병원 연구전담교수는 "부족한 월급을 정부 연구용역으로 메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면서 "한국 대학병원 교수의 월급 체계에서 연구전담교수가 되기란 녹록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된 병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연구전담교수에 대한 지원을 해야하지만 아직은 연구를 통한 수익이 많지 않고 기존의 병원 진료수익을 끌어다 지원하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B대학병원은 연구전담교수에게 임상교수 월급의 70%만 지급하고 있다. 대신 연구에 필요한 개인 연구실과 전임 연구원 1명을 지원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이와 함께 주 1회로 줄어든 외래진료에 가능한 환자를 많이 진료할 수 있도록 일정을 빠듯하게 잡고 있다. 진료일수가 감소한 만큼 환자를 더 보기 위해서다.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된 C대학병원과 D대학병원의 경우는 다른 부수적인 지원은 없지만 교수의 월급은 기존 그대로를 유지해주고 있다.
C대학병원 연구부원장은 "연구전담교수의 월급을 기존 임상 교수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누가 하려고 하겠느냐.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D대학병원 연구부원장은 "연구중심병원은 아직은 투자를 더 해야하는 시기"라면서 "연구 성과가 나서 수익이 발생한 것도 아니고 돈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선정만 해주면 역할이 끝나는 줄 아는 것 같다"면서 "의료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국가적으로 양성해야한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연구전담교수의 임금 정도는 정부가 연구비 등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