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추진 제약사들이 경쟁사 우수 인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은 신사업이라는 자체가 회사에서 처음 시도되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해당 분야를 먼저 접해 본 경험자, 특히 경쟁사 핵심 직원을 주요 영입 대상으로 삼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업계는 신 사업 또는 사업다각화 추진에 한창이다.
약가인하, 리베이트 투아웃제 등으로 업계 환경이 크게 위축되면서 신사업이나 사업 다각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대표적인 예만 봐도 중추신경계(CNS) 전문 환인제약이 돌연 엘러간 보톡스, 필러를 팔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CNS 약물 비중이 매출액의 70% 이상일 정도로 한 우물만 팠지만 더 이상 특정 분야만으로는 한계가 왔다는 판단 아래 에스테틱 브랜드에 손을 댄 것이다.
이런 현상 속에 인력 스카우트 전쟁도 치열히 벌어지고 있다.
국내 상위 A제약사 김 모 씨는 최근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받고 국내 중소 B제약사로 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케이스다. 김씨는 A사에서 했던 일을 B사에서 그대로 한다.
김씨는 "B사가 미래 신사업으로 바이오 분야를 택했다. 팀을 신설하면서 B사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고 연봉이나 직급 등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제안했다. 매출 규모는 전 회사가 B사보다 10배 이상이지만 조건이 좋아 수락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물론 A사에서의 일도 만족했지만 조직이 크다보니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때 B사가 팀장직을 선뜻 내준다고 했다. 전 직장 노하우를 살려 팀을 꾸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비급여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다국적 C제약사 영업왕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그 역시 더 좋은 연봉 등을 보장할테니 신사업에 합류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는 "영업왕이라는 자체가 주기적으로 스카웃 제의를 받지만 신 사업에서 팀장직을 걸고 오퍼가 들어오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아무리도 제약사들이 약가인하, 리베이트 규제 등으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이것 저것 신 사업에 손을 대고 있는 형국이다. 이때 경험자를 우대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에서 핵심 인재는 표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