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수기'라는 공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큰 일교차, 환절기 등으로 이 맘때쯤 환자가 늘어야 할 개원가는 여전히 울상이다.
메디칼타임즈가 최근 일선 개원가를 대상으로 환자 수 변화에 대해 문의한 결과 대표적인 환절기 질환인 알레르기, 독감 환자수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은평구 P내과의원 원장은 "추석 지나면 환자가 늘거라고 예상했는데 작년은 둘째치고 여름보다도 환자가 더 없다. 내시경 등 검사 자체도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저조한 경기와 더운 일기도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 원장은 "경기도 안좋은데다 날씨도 감기가 걸릴만큼 일교차가 크지 않다. 추석 후 알레르기 환자가 좀 오는가 싶더니 여름 비수기 상황은 전혀 안풀렸다"고 말했다.
경기도 의왕의 C가정의학과의원 원장도 "날씨가 계속 따뜻하니까 비수기도 더 길어지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7~8월만 여름 비수기로 봤는데 지금은 적어도 5개월은 비수기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너무 추우면 환자가 또 늘지 않기 때문에 알레르기 및 독감 환자가 반짝 하는 시기는 10~11월 두달에 불과하다. 독감도 유행하지 않는 한은 환자가 늘어나는 데 기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경기도 성남의 K안과 원장도 "요즘은 금방 겨울이 되니까 환절기 알레르기 환자가 한달 정도 반짝하고는 또 (환자가) 줄어들 것"이라며 "눈병 같은 전염병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통계상으로 증명될만큼 병원을 찾는 환자가 줄어든 것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개원가 비수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요양기관 운영실태 조사 분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의원급 환자 내원일수가 지난해보다 평균 2% 감소했다. 그만큼 의원을 찾는 환자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오히려 작년에 환자가 더 많다고 이야기하는 의사들이 많다. 통계에서 내원일수가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