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협회에 따르면 약국 유통을 기준으로 최소 의약품 유통 마진율은 8.8%이며,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는 8.8~10% 정도의 마진율을 인정하고 있다.
유통업체가 약국에 의약품을 공급할 경우 1개월에 1.8%의 할인율과 평균 2%의 카드수수료 등 최소 3.8%의 기본적인 소요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운송비와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5%의 유통 마진율로는 남는 것이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주장이다.
당시 유통업계는 한독 제품 취급 거부 운동까지 벌였고 한독이 최대 8.3%의 유통마진 안을 제시하면서 일단락됐다.
올해초 바이엘과의 갈등은 바이엘이 6~7%대의 마진율을 보장하면서 합의점이 마련됐다.
유통업계는 바이엘과의 합의 직후 곧바로 5~6%대의 마진율을 제공하던 한국GSK를 겨냥했다.
6개월을 끌던 유통업계와 한국GSK와의 유통 마진 갈등은 결과적으로 유통업계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유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유통협회 황치엽 회장과 약업발전협의회 임맹호 회장은 GSK 홍유석 사장과 자리를 갖고 기존의 유통 마진을 '유통업계의 손익분기점' 수준에서 인상키로 합의했다.
유통협회는 대형 제약사와의 유통 마진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합리성'과 '타당성'에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협회 관계자는 "당초 협회에서 자체적으로 적정 유통마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긴 했으나 대외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어 의약품정책연구소에 의뢰해 적정 유통 마진에 대한 신뢰도 높은 결과를 도출했다"며 "GSK로서도 그 결과를 근거로 제시한 유통업계의 주장에 합리적인 타탕성을 인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품 취급 거부운동 및 1인 시위 등 실력행사도 한 몫 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실력행사보다는 합리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며 "그러나 실력행사도 신경이 쓰이긴 했을 것이다. 특히 한국GSK의 경우 단독 건물이 아니라 다른 큰 업체들도 함께 있는데 그 앞에서 유통업계가 실력행사를 할 경우 대외적인 이미지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SK와의 유통마진 타결이 다른 다국적제약사와의 협상에서 기준이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여러 제약사를 대상으로 동시에 협상을 진행하기는 힘들다"며 "그러나 이번 한국GSK와의 타결은 다른 제약사에게 바로미터(barometer)로 어필이 됐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협상 대상은 한국화이자나 한국노바티스 등 다른 제약사에 비해 매출 규모가 큰 제약사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국화이자나 한국노바티스 역시 유통 마진을 낮게 제공하고 있어 (한국GSK와)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규모에 따라 협상 우선순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GSK의 협상이 타결된 만큼 다음 대상 제약사도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