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인증평가에 따른 간호사 사직은 중소병원만의 고민이 아닌 듯하다.
21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이하 서울대병원 노조)는 "의료기관의 반짝 인증을 중단하라"면서 간호인력의 이탈을 초래하는 인증평가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4년에 한번 실시하는 평가인증을 준비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평가인증 준비로 조사위원이 투입되면서 간호사들은 인증준비 기간용 근무시간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실제로 노조가 제시한 간호사 10월달 근무시간표를 보면 비인증기간에는 간호사 2명이면 가능했지만 인증기간에는 4명으로 늘었다. 또 비인증기간에 4명 배치했던 것을 인증기간에는 5명을 배치하는 등 인증기간에 인력을 더 투입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평가기간에만 간호사 인력을 더 투입하고 그 이외의 날에는 다시 인력을 줄이는 행태를 지적하자 병원 측이 추가인력을 줄이면서 그 피해는 환자들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평가 준비를 위해 시간외 수당도 받지 못하는 시간외 근무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간호사들은 반복되는 모의평가 등 평가준비에 따른 스트레스로 불편증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병원을 사직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인증평가에 투입한 인력을 평상시에도 유지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인증시기에만 '반짝'하는 보여주기식 인증평가를 지양하고 직원들의 고충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인증평가 제도는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면서 강하게 반박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인증평가로 다소 업무강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이유로 인력을 늘렸다, 줄였다한 적은 없다"면서 "노조 측의 주장은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