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보험공단이 대장암 검사 과정에 분변잠혈검사 이외에 대장 내시경을 추가해야 한다는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학회가 이에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분변잠혈검사의 민감도가 50% 이하일 뿐더러 채변봉투가 필요한 특성상 수치심을 호소하는 환자들로 인해 수검율 마저 48.5%에 머무르고 있어 주기별 대장 내시경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6일 대한위장내시경학회(회장 김용범)는 코엑스 3층에서 제24회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대장암 검진을 5년 주기의 대장 내시경 검사로 통합하는 공단 측 방안에 손을 들어주고 나섰다.
현행 대장암 검사는 1차로 분변잠혈검사 후 피가 섞여나오는 양성 반응자에 한해 대장 내시경 검사나 대장이중조영검사를 실시한다.
문제는 분변잠혈검사의 민감도가 50% 이하여서 실질적으로 발병 여부를 쉽게 판별하기 어렵고 게다가 채변봉투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검사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범 회장은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대장암 검사하고는 있지만 환자들이 먼저 내시경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며 "가장 큰 문제는 분변잠혈검사의 민감도가 20~50% 수준에 불과해 대장암 검진의 도구로는 역부족하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개원가에서도 대장 내시경을 하는 곳이 많고 소화기 내과를 분과로 배운 전문의가 많이 배출됐기 때문에 지금 시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며 "현행 대장 내시경 수가로는 건보 재정에 큰 부담도 없어 시행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에서는 분변검사 대비 대장 내시경의 수가가 200배 정도 차이가 나는 사례가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18배 정도 차이에 불과해,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하면 대장 내시경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의료계 전문가 중에서 대장 내시경 도입시 천공 등 합병증에 대한 우려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있다"며 "하지만 진단내시경으로 천공이 발생하는 사례는 0.07%에 불과하고 다른 내시경 검사 모두 천공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대장 내시경에만 특별히 위험성을 이유로 도입을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완전히 대장 내시경으로 대체하자는 급진적인 주장이 아니라 50대에 한번 시행한 후 5년이나 10년 단위로 검사를 하자는 것이다"며 "해외에서도 대장 내시경의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데이터가 나오고 있는 만큼 환자의 암 예방을 위해 조속한 검진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