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잦아진 CP(컴플라이언스) 팀의 '의사 만남' 증거 요구에 영업사원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서명 등의 '기록 남기기'는 자칫 의사들의 심기를 건들 수 있어 난감할 때가 많다는 하소연이다.
국내 A제약사 영업사원은 30일 "투아웃제 이후 CP팀 간섭이 심해졌다. 특히 비용이 들어가는 제품설명회의 경우 참석 의사 사진, 서명 등 요구 사항이 많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의료진을 자극시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번은 제품설명회 참석 의사 사진을 찍다가 쫓겨날 뻔 한 적이 있다. 솔직히 나 같아도 밥 한끼 얻어먹으면서 본인 사진과 서명이 장부에 올라가면 더럽고 치사해서 하지 않을 것이다. 증거 남기기가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B제약사 영업사원은 회사의 불시 감찰에 거래처를 잃기도 했다.
그는 "CP팀이 불법 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거래처 병원에 사실 관계를 파악한 적이 있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다음에 해당 병원을 방문했더니 이제 출입하지 말라는 통보를 받았다. 알고보니 회사 불시 감찰이 원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물론 불법 행위가 급여 삭제로 연결되는 만큼 CP팀의 행동을 머리로는 이해는 한다. 하지만 현장을 뛰는 영업사원 입장에서 보면 고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요구사항이 많다. 융통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CP팀 입장은 단호하다. 예외를 두면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C제약사 CP 관리자는 "처음에는 의사 만남 증거 남기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어차피 가야하는 길이다. 투아웃제 이후 회사도 위험을 안고 갈 수 없기에 증거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TY&Partners 배정연 변호사도 "규제 기관 조사시 회사는 방어를 위한 증빙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제품설명회의 경우 참여 의사 사진은 물론 서명까지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