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기사 좀 많이 써 달라. 자꾸 다뤄줘야 불법 행위에 대한 경각심이 들거 아냐."
최근 다국적 A제약사 사장이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당부했던 말이다.
일부 미꾸라지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행위에 제약업계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시행된 '급여삭제' 리베이트 투아웃제 이후 너도 나도 정도 영업을 외치고 있지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100대 300(처방액의 3배를 보전) 등 불법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들이 속출하면서 자칫 업계 모두가 공멸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A사 사장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위에 있다보면 누가 리베이트를 하는지 다 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왜 리베이트를 하는지 모르겠다. 모두가 죽는 길이다. 리베이트 기사 좀 많이 써서 불법 행위에 대한 경각심 좀 일깨워달라"고 부탁했다.
실제 제약계에서는 최근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K대학병원 호흡기내과 리베이트 사건 외에도 대형 특허 만료 의약품 제네릭 시장 선점을 위한 리베이트 행위 등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100대 300 얘기도 심심찮게 들리는 실정이다.
실제 국내 B제약사 영업부장은 일부 현장에서 리베이트 행위가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최근 순천발 리베이트 사건만 봐도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리베이트가 오간다. 우리 회사도 연간 1억 5000만원을 요구받았다. 요구액이 커서 거절은 했지만 적절한 금액이었으면 처방 약속을 받아내고 계약에 응할 뻔했다"고 털어놨다.
한국제약협회도 칼을 뽑아들었다. 지난 5일 이사장단 회의를 열고 불법 행위 확인시 사법부 및 관계 부처의 가중처벌을 천명했다.
한 참석자는 "리베이트 제공설이 다시 회자되면서 지난 7월 윤리헌장 선포 이후 리베이트 행위 기업에 대해서는 사법부 및 관계 부처의 가중처벌 건의 등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잘 하고 있는 기업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오면 안된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이 뿌리를 뽑아야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