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제약은 간질치료제 '페노바르티발정'의 공급 중단과 관련해 수익구조 때문이 아니라 더 안전한 의약품 생산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하나제약은 페노바르비탈정의 주 원료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품절 사실을 유통업체 등에 안내했다.
당시 하나제약은 "수입된 주 원료가 대한약전 기준에 부적합함을 회사 자체 시험 결과 확인했다. 해당 원료를 전량 폐기할 예정임에 따라 원료 부재로 제품의 품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낮은 가격 때문에 공급을 중단하는 것 아니느냐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페노바르비탈정은 1정에 20원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록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이런 이유로 다른 제약사들도 이미 생산을 중단했다"며 "일각에선 하나제약 역시 이런 이유로 공급을 중단하는 것 아니느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신경과학회 등에선 페노바르비탈정이 퇴장방지의약품이기 때문에 대체 약물이 없다는 점에서 공급 중단 이후 환자들에게 미칠 여파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림대병원 민양기 교수(대한신경과학회 홍보위원회)는 "최면진정제이나 뇌전증(간질) 약으로 쓰이는 페노바르비탈정은 우리나라에서 하나제약만 생산하는 약물로 대체 약물이 없다"며 "당장 다음달부터 약을 구할 수 없다면 간질중첩증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하나제약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자진회수'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메디칼타임즈와의 통화에서 "페노바르비탈정의 주 원료를 생산단계 이전에 테스트한 결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원료를 폐기처분기로 한 것"이라며 "회수와 관련된 조치를 취한 적은 없으며 아직 제품으로 생산되지 않은 원료만 폐기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시중에 페노바르비탈정의 재고가 바닥난 점은 인식하고 있었다.
이 관계자는 "하나제약의 재고를 포함해 유통망 재고까지 10월 중순쯤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하가 가능한 시점은 내년 2월쯤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공급중단이 수익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그는 "과거 페노바르비탈정을 생산하던 제약사들의 경우 원가 문제와 판매량 등에 따라 수익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판매를 중지한 곳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제약은 계속 생산하고 있다. 사회공헌적 측면도 있다. 수익만 따져서 약을 만든다면 많이 팔리지 않는 약은 생산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제약은 그런 것(수익적 부담)을 감수하고 생산하고 있다. 절대 일각의 의혹처럼 수지타산을 따져서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품절이 됐기 때문에 비난을 받고 있지만 한편으론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공급재개 시점이 내년 2월에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공급재개 시점을 내년 2월로 잡은 이유는 공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충분히 필요한 기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만일 원료수입이 빨리 진행되고 새로운 원료에 대한 테스트가 신속하게 이뤄진다면 내년 2월보다 더 빨리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