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저희 제약사에는 아이언맨은 물론 마늘, 태반, 백옥, 신데렐라 주사도 있습니다. 심지어 칵테일, 비욘세 주사도 구비돼 있습니다."
각종 비급여 주사들이 제약업계의 개원가 공략 '필수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에는 특정 제약사를 중심으로 공급되던 비급여 주사가 이제는 메이저 기업도 하나씩은 갖고 있어야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Must have item)'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피로회복 효과로 유명한 마늘주사의 경우 푸르설티아민 성분 비타민 B1제제가 국내에 40개 이상의 품목이 허가된 상태다.
공급사는 녹십자, 일동제약, 휴온스, 대한뉴팜, 제일제약, 안국약품, 신풍제약, 일양약품, JW중외신약, 종근당 등 꽤나 유명한 제약사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개원가에 수익원을 제공해주면서 자사약 처방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급여 주사를 제공하고 있다.
중소 H제약사 비급여 팀장은 최근 치열한 주사제 경쟁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고 했다.
H사 팀장은 "몇 년전만해도 비타민D, 마늘 등의 비급여 주사제는 특정 제약사를 중심으로 공급됐지만 이제는 경계가 없어졌다. 한 병원에도 주사제를 넣으려는 제약사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동네 병원이 어려워지면서 제약사는 개원가 공략시 수익원이 될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제시해줘야한다. 제약사도 이를 빌미로 처방을 유도할 수 있다. 비급여 주사제가 필수 아이템이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치열해진 경쟁으로 할인 등의 불법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개원가에서 비급여 주사 등을 홍보할 수 있는 POP 손글씨 등도 제약사에서 손수 제작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거래처를 따내기 위해 리베이트 형태인 주사제 덤핑 공급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심지어는 주력 처방약을 랜딩시키기 위해 비급여 주사를 주는 곳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