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의원에 등장한 제약회사 출입금지 안내문에 제약사 직원들이 자괴감을 보이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대학병원이 리베이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업계 분위기가 흉흉해지자 제약사 출입금지 안내문을 다시 꺼내든 병의원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초 동아제약(현 동아ST) 동영상 리베이트 사건 등으로 대한의사협회 중심으로 병의원들이 제약사 영업사원 출입금지 스티커 부착에 동참하던 모습과 오버랩된다.
제약인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단 하나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제약산업을 죄인으로 평가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다국적 D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업계는 리베이트 근절 운동, CP 확산 등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K대병원 리베이트 사건 등으로 일각에서 제약사 출입금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업계가 을 위치에 있다고 업계 종사자 자체를 을로 봐서는 안 된다. 실제 제약사 직원들은 대부분 엘리트 출신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자괴감이 든다. 갑이 무심코 한 행동에 을은 돌멩이를 맞아 죽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자극적인 출입금지 안내문에 허탈해하기도 했다.
다국적 A제약사 영업사원은 "안내문에는 다소 자극적인 문구가 포함돼 있다. 제약회사 및 잡상인 출입금지 등이 대표적이다. 잡상인은 말그대로 일정한 가게 없이 옮겨 다니면서 자질구레한 물건을 판다는 뜻이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K대병원 리베이트 사건이 이슈가 되고 있어도 또 제약사 출입금지 안내문이 등장할 줄은 몰랐다. 병원측 의도가 어쨌든 간에 제약사 쪽에서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제약사 출입금지 안내문을 부착한 대학병원은 확대해석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병원 관계자는 "연구동 이전으로 제약사 직원들의 방문이 잦아져 교수들의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진료나 연구 등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뜻으로 최근 발생한 K대병원 사건과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K대학병원 리베이트 사건과 연관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제약사는 국내 최상위사 5곳, 다국적사 1곳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