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들은 DPP-4 억제제 '트라젠타(리나글립틴)'를 '의사 돕는 당뇨병약'으로 부른다. ▲환자의 신 기능, 간 기능에 상관없이 ▲하루 한 알 단일 용량(5mg)으로 복용 가능하며 ▲별도 모니터링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트라젠타'의 편리함은 배설 경로에 기인하다. 이 약은 담즙과 위장관에서 대부분 배설되고 신장에서는 단 5%만 빠진다. 타 DPP-4 억제제와는 분명한 차이점이다.
이런 '트라젠타'가 더 편리해졌다. 끊임없는 임상으로 여러 환자에 쓸 수 있는 근거가 쌓였다.
최근 열린 제10회 세계당뇨병연맹 서태평양 지역(IDF-WPR) 및 제6회 당뇨병학회(AASD)에서는 '트라젠타'가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 및 저혈당 안전성을 보였다는 점이 하이라이트 됐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1일부터 24일까지 싱가포르 팬퍼시픽 호텔에서 열린 IDF WPR/AASD에 참석해 '트라젠타'의 따끈한 새 임상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베링거인겔하임 이지수 글로벌 당뇨 메디컬 어드바이저와의 일문일답
2014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트라젠타의 새 데이터가 눈길을 끌었다고 들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데이터는 '트라젠타'가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 효과 및 저혈당 안전성을 보였다는 점이다.
나이가 많거나 당뇨병 유병 기간이 긴 환자는 저혈당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저혈당은 나이와 복용하는 치료제에 따라서 더 예민하게 반응한다.
ADA에서 발표된 '트라젠타' 데이터를 보면, 저혈당 위험이 큰 환자에게 '트라젠타'와 위약을 줬을 때 '트라젠타'군에서 저혈당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노인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증 발생률은 '트라젠타'군 26.3%, 위약군 34%였다.(P=0.0017).
신기능 저하 환자 대상으로 트라젠타 효능과 안전성을 본 데이터도 공개됐다.
인슐린은 저혈당 발생률을 높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신기능이 떨어질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약제가 제한적이어서 인슐린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인슐린을 투여받는 신기능 저하 환자 대상으로 '트라젠타'의 안전성과 효과를 분석해 봤다. 그 결과, 인슐린과 '트라젠타'를 함께 썼을 때 혈당 강하 효과 및 저혈당 발생률이 낮았다.
이는 곧 인슐린 용량을 줄여 췌장의 베타 세포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으로 연결된다.
또한 '트라젠타'는 만성신부전 환자 대상 두 가지 연구에서 위약 및 글리메피리드 대비 일관된 효능과 안전성을 보였다.
중증의 신장애(eGFR<30mL/min/1.73m2) 환자인 경우 베이스라인 대비 '트라젠타'군은 -0.71%, 위약군은 +0.01%로 '트라젠타'군이 위약 군보다 당화혈색소를 0.72% 더 감소시켰다.
중등도-중증의 신장애(eGFR<60mL/min/1.73m2) 환자에서는 베이스라인 대비 '트라젠타'군은 0.64%, '글리메피리드'군은 0.50% 당화혈색소가 줄었다.
특히 신장 기능 저하 환자의 경우 공복-식후 혈당 변동(fluctuation)이 심한데 '트라젠타'는 이런 폭을 감소시켰고 52주까지 그 효과가 유지됐다.
ADA에서는 '트라젠타듀오(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가 초기 환자에서 강력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는 데이터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것도 아시아 환자 대상이다.
제 2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들은 종종 뚜렷한 고혈당증(HbA1c 8.5~12%)을 보인다.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고혈당 환자 대상으로 '트라젠타+메트포르민' 연구의 아시아 환자 분석 결과, 베이스라인 당화혈색소 10% 대비 '트라젠타+메트포르민' 병용 군은 24주 시점에서 약 -3.2%까지 우수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였다.
저혈당증 및 체중 증가 혹은 다른 이상 반응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내약성도 좋았다.
대부분 초기 고혈당증 환자들은 혈당 조절을 위해 설포닐우레아나 인슐린으로 치료하는데 '트라젠타+메트포르민' 병용법이 또 하나의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본다.
전문의 출신으로 트라젠타 새 임상 데이터들에 대한 견해는
기존 치료법에 더해 의료진이 환자 맞춤별 처방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무기가 생긴 것이다. 해외에서의 관심도 이와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