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조인성)가 최근 간담회를 갖고 화합을 위한 여건 조성에 상당 부분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대위의 예산 사용과 승인을 독립적으로 해달라는 요구를 집행부가 폭넓게 수용하면서 화합을 위한 최종 관문은 실질적으로 상임이사회 문턱만 남게 됐다.
14일 의협 집행부와 비대위는 의협 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집행부 참석자는 추무진 회장과 박영부 총무이사, 이철호 부회장을 비롯한 총 6명이다.
비대위에서는 조인성 위원장과 이정근 사무총장을 비롯해 총 4명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비대위에 대한 명예 훼손과 예산 사용·승인 문제를 둘러싼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참석자에 따르면 비대위는 대의원회가 의결한 만큼 비대위를 윤리위원회나 대의원회처럼 독립 기구로서 인정해 줄 것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무진 회장의 사전 승인 아래 예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은 독립 기구로서의 비대위 지위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는 게 비대위 측의 주장이다.
특히 집행부가 비대위를 독립 기구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부터 "비대위가 방만한 예산을 사용했다거나 예산 쪼개기 등의 편법을 사용하려 했다"는 중상모략이 나왔다는 게 비대위 측 입장.
비대위는 예산 사용 문제는 감사단이 지적할 문제이지 집행부가 소관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집행부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비대위가 요구하는 예산 승인을 무조건 들어줄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긴 회의 끝에 집행부는 비대위를 독립 기구로 인정하는 대신 비대위는 각 지역, 직역 비대위에 지원하기로 한 300만원의 금액을 삭감하는 정도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호 공동위원장 등 집행부가 철수시킨 파견 비대위원의 재 복귀도 '원격의료의 저지'라는 기틀 아래 공감대를 이뤘다.
집행부는 비대위 독립 기구 인정 여부 등을 담은 안건을 17일 상임이사회를 통해 논의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