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10년차 홍보맨이 초짜 영업사원으로 보직을 받는가 하면 어떤 곳은 로컬과 병원 영업 조직을 통째로 바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쌍벌제,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대에 기존 영업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불러온 체질 개선 바람이다.
업계에 따르면 많은 제약사가 순환보직, 조직개편, 신입사원 대거 확충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한창이다.
먼저 기존 병원과 클리닉 등 지역별로 영업 조직을 꾸렸던 녹십자는 내년부터 품목-질환별 영업 조직 체제 개편한다.
한미약품은 올해 로컬과 병원 영업 조직을 스위치했고 대웅제약은 대규모 임원급 조직 개편으로 변화를 꾀했다. 일동제약 등도 순환보직 시스템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최근 10년차 홍보맨에서 초짜 영업사원이 된 국내 A제약사 관계자도 마찬가지다.
그는 "순환 보직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졸지에 초짜 MR이 돼 두렵기도 하지만 새 환경에 적응할 경우 보다 넓고 새로운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분명한 장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순환 보직 시스템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 기존 영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본다. 새 인물이 투입됐을 때 기존 조직에서 나올 수 없었던 영업 및 마케팅 방식의 참신함을 본 것이다. 투아웃제 시대 전후로 국내 제약업계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덧붙였다.
체질 개선을 위해 가급적 경력사원을 뽑지 않는 곳도 있다.
국내 D제약사 관계자는 "급여삭제 투아웃제가 시행 중이지만 고위 임원 중에는 아직도 돈으로 영업해야한다는 마인드가 잔존한다. 전략 회의에 들어가면 아직도 정도 영업만으로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발언이 나온다"고 털어놨다.
이어 "돈 영업 체질 개선을 위해 회사가 내놓은 방침이 리베이트 관행을 모르는 젊은 직원 뽑기였다. 지금은 MR 중 3년 이하 경력 직원이 절반이 넘는다.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가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