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대거 탈락한 수도권 의료기관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상급종합병원 간판 사수에 실패한 병원은 여의도 성모병원, 상계백병원, 순천향대 서울 등 모두 서울에 위치한 병원이었다.
지역 안배 기준 형평성 논란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탈락한 해당 병원 관계자들은 "일부 예상은 했지만 참담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상계백병원 한 의료진은 "우리 병원에서 치료한 응급환자가 몇명인데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하다니 착잡하다"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라고 전했다.
상급종병 지정 기준이 합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는 상황.
여의도 성모병원 한 의료진은 "무조건 암 환자를 많이 보는 것에만 비중을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지역 내에서 충분히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지역적 특성상 중증환자 비율이 낮다는 이유로 탈락하는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서울권 의료기관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불만도 높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우선 배분 관점에서 볼 때 지역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했던 충북, 강원도 의료기관에 비해 서울권 의료기관은 불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한 의료진은 "객관적으로 우리 병원이 강원도, 충북도에서 신청한 병원과 비교해 중증도 측면에서 떨어지는지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며 "무조건 지역안배 차원에서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 노린다"
이번에 신규 신청한 병원은 인청성모병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공단 일산병원, 분당차병원, 을지대병원, 삼성창원병원, 울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해운대백병원 등 9곳이다.
이중 인천성모병원, 울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 3곳만이 상급종병 카드를 획득했다.
이번에 실패한 병원들은 개운치는 않지만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이 개원 초기부터 암센터를 운영하고 울산대병원도 암병원을 개설, 중증도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을 벤치마킹해 중증환자 유치를 위한 인프라 확산에 초점을 두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창원병원 한 관계자는 "아직은 낙후한 건물이 많고 시설이 낙후해 있지만 오는 2016년 3관 건물이 오픈하고 중증질환 치료를 위한 시설을 갖추면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준비기간이 길었던 만큼 아쉬움이 크지만 지금부터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서울로 가는 지역 중증환자를 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랜 준비 끝 성과…중증도 관리 주력"
반면 상급종합병원에 등극한 의료기관들은 축제 분위기다.
희소식을 전해들은 각 병원은 관련 TFT를 구성하고 상급종합병원 격상에 따른 중증도 관리 방안 논의에 힘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울산대병원 남창우 단장은 "2년 전부터 준비해 왔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상급종합병원으로 전환되면 경증질환자 진료 비율이 낮아져 향후 중증도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홍래 병원장은 "지역 환자들이 수도권 병원을 찾아가야 했던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는 상급종병으로서 역할을 준비하고 점검해야할 때"라고 전했다.
또한 아슬아슬하게 턱걸이로 상급종합병원 간판을 유지한 의료기관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모 대학병원 간호부장은 "반신반의하며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는데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이어 "그동안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에 맞추기 위해 병원 차원에서 상당한 투자를 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안도했다"며 "앞으로 이를 유지하는 게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