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총체적 난국에 빠진 병원계 호스피탈리스트서 답을 찾다
<상> 호스피탈리스트 목 마른 병원부터 시행
<중> 수련환경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하> 제도 정착, 아직 갈길 멀다
병원계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내과 기피 현상 등 난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지금의 깊은 수렁에서 건져줄 대안으로 떠오른 호스피탈리스트는 어디쯤 와있고, 얼마나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 <메디칼타임즈>가 긴급 진단해봤다.
호스피탈리스트가 병원계가 고심 중인 내과 기피현상과 함께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안을 현실화 하는 제도가 될 수 있을까.
이제 막 도입하기 시작한 단계로 확정짓긴 어렵지만, 이를 도입한 병원 내부에선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7일 메디칼타임즈가 확인한 결과 이달 초 호스피탈리스트로 응급의학과 2명, 내과 1명을 각각 채용한 천안 순천향대병원은 이미 전공의 응급실 당직이 사라졌다.
아직은 평일에 한해 적용되지만 3월부터는 주말에도 응급실 당직 근무를 없앨 예정이다.
이 상태라면 그동안 응급실에서 전공의가 맡았던 업무를 호스피탈리스트가 전담하면서 전공의들은 본연의 수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월 중순부터 호스피탈리스트 즉, 내과 전문의 1명을 채용할 계획인 춘천 한림대 성심병원도 전공의들의 업무 부담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2015년도 내과 레지던트 정원을 채우지 못한 데 따른 여파가 남은 전공의에게 쏠리는 것은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병원 측의 생각이다.
이어 응급실 당직 횟수를 줄이고 병동에선 전공의 한명 당 환자 수를 제한해 기존의 업무 강도를 완화해줄 계획이다.
이 같은 변화는 앞서 전공의들은 병동 주치의로서 수십명의 입원 환자 상태를 체크하면서 응급실 콜까지 받느라 식사는 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는 불만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
호스피탈리스트 채용으로 숨통이 트인 위의 두 병원은 적어도 기존처럼 끼니를 거르며 병동을 지켜야하는 전공의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호스피탈리스트를 공개 채용 중인 길병원과 원주 기독병원도 인력이 채워지는 데로 전공의 수련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주 기독병원 한 교수는 "호스피탈리스트는 수련환경 개선에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를 반기는 쪽은 전공의들. 수년 째 허공의 메아리에 그쳐왔던 수련환경 개선 요구가 호스피탈리스트 시행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송명제 회장은 "호스피탈리스트는 현재 병원계가 풀어야 할 숙제를 해결할 최선의 대안으로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에 앞서 환자 안전을 위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의 피로도가 환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보다 많은 의료기관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도입해야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환자안전법도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호스피탈리스트는 더 확산돼야한다"며 "이는 현재 병원계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