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원장이 의료기관 인증제가 중소병원 의료인력 수급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석승한 원장은 2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증제가 중소병원 의료인력 수급에 선순환 구조의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날 인증원은 올해 사업계획으로 ▲급성기 병원 90개소 인증조사 ▲정신보건시설 50개소 평가 수행 ▲국제적 수준 인증제도 및 인증기관 운영 ▲조사위원 전문성 강화 및 편차 해소 ▲환자안전법 업무지원 ▲의료기관 컨설팅 280개소 수행 등을 제시했다.
석승한 원장은 "중소병원의 인증 참여 미흡은 의료인력 부족과 전문가 부재, 경영 압박 등에 기인한다"면서 "복지부와 병원계 모두 간호등급제 개선과 지원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석 원장은 "인증원의 QA 학회 연구용역 결과, 인증 받은 병원과 인증 받지 않은 병원 직원간 환자안전의 확연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면서 "병원 30~50%는 인증 획득 후 환자 증가 등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22일 현재 상급종합병원 43곳(100%), 종합병원 281곳 중 110곳(39.1%), 병원 1231곳 중 114곳(9.2%), 요양병원 1313곳 중 460곳(35%), 정신병원 276곳 중 122곳(44.2%) 등이 인증 받은 상황이다.
석 원장은 "인증제를 바라보는 중소병원 원장과 직원들의 인식이 달라졌다"고 전제하고 "인증 준비로 간호사 이직이 발생한 것도 사실이나, 인증 후 해당 병원 간호사 지원자가 넘치는 선순환 구조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장성 요양병원 화재사건 후 검찰의 인증원 압수 수색 과정에서 느낀 소회도 피력했다.
그는 "압수수색 당시 직원들은 긴장한 모습 없이 담담히 지켜봐 검찰이 놀랬다"면서 "인증 과정의 뒷거래를 의심했지만 조사위원들이 해당병원 간호부장 차량을 한번 이용한 것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피감기관의 교통편의와 음식 등 어떠한 향응도 받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모든 조사위원에게 주지시키고 해당 조사위원은 경고조치했다"고 덧붙였다.
석 원장은 "환자안전 문화를 점진적, 자발적으로 안착시킨다는 게 인증원의 목표였으나, 지난해 사건을 겪으면서 사회와 전문가의 인식이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국민들은 인증 병원은 사고가 안 생길 것이라고 믿고 이용한다"며 강화된 환자안전 기준의 불가피성을 해명했다.
병원계가 주장하는 인증 인센티브와 관련, 그는 "지난 1주기 내니 인센티브 건의를 했다, 올해 인증 인센티브가 실현될 수 있도록 복지부에 전향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병원을 타깃으로 한 사설업체의 인증 컨설팅 문제점도 지적했다.
석 원장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사설 업체들이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컨설팅 비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일각에서 인증을 쉽게 받을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확인해보면 미흡한 컨설팅과 조사내용이 상당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인증원 컨설팅과 사설업체 컨설팅은 근본적 목적과 목표가 다르다"고 선을 긋고 "지금도 인증 사례집과 서식집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교육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인증이라는 제도 취지와 다른 사실상 모든 병원의 의무인증이라는 지적에 대해 해명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 요양병원, 정신병원 그리고 수련병원(2007년 적용) 등을 제외한 일부 병원만 자율인증 대상이다.
석 원장은 "미국도 병원의 자율인증이나 JCI 인증을 받지 못하면 사보험과 계약을 못한다, 비용부담과 질 관리, 환자안전 등 당연한 시장논리"라면서 "수련병원은 중증 치료 병원이며 전공의 교육기관으로서 젊은 의사들에게 환자안전과 의료 질 중요성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형병원 내 센터 별도 인증과 미용성형 의원급 인증 등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석 원장은 "뇌졸중학회와 MOU를 체결해 뇌졸중센터 인증 시범평가를 마쳤다. 올해 기준안이 확정되면 시행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인증비용은 400만원~500만원으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과 대구, 부산진구 등 의료관광 특구 의원급에서 인증 요청 민원이 많다"면서 "모든 의원급 인증이라는 오해로 의료관광 활성화 인증 등 명칭을 바꿔 피부과와 안과, 성형외과 의원급 인증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석승한 원장은 "환자안전 요구가 높아지면서 인증원이 백척간두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모든 역량을 발휘해 진일보한 인증제가 될 수 있도록 올 한 해를 살아가겠다"며 의료계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