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의 목소리가 아니다. 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송후빈 충남의사회장(54·순천향의대)이 내건 약속이다.
노환규 전 집행부에 몸담았던 송형곤 전 의협 대변인마저 캠프 대변인으로 선임한 송후빈 회장은 "3년 전 시작된 혁명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며 '노환규의 계승'을 분명히 했다.
10일 송후빈 충남의사회장은 오후 8시부터 서울역 만복림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 개혁 ▲투쟁 ▲직역의 3대 목표에 걸쳐 10개 공약을 공개했다.
먼저 송후빈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노환규 집행부의 계승을 명확히 했다.
송 회장은 "2014년 우리는 원격의료 허용과 영리자법인 등을 허용하는 의료 악법을 철폐하기 위해 노환규 회장과 두 명의 이사가 앞장섰지만 오히려 대의원회에 의해 탄핵을 당했다"며 "회장 탄핵이 의결된 날 인터넷 회원투표에서는 92.8%의 회원들이 탄핵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의가 무시된 초유의 탄핵 사태는 투쟁을 두려워하는 대의원들에 의해 이뤄진 폭거일 뿐이다"며 "기성세대 대부분은 노환규 전 회장 당선을 한 번쯤은 있을 수 있는 일회성 쿠데타로만 생각하고 변화를 원하는 외침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미 변화와 개혁만으로는 대한의사협회의 낡은 관습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혁명'적인 기치를 내걸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송 회장은 "혁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믿었던 현 의협회장은 오히려 구세대들과 영합한 채 혁명의 시계바늘을 다시 뒤로 돌려 버렸다"며 "3년 전 시작된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공개된 10개 공약도 사원총회 개최와 KMA Policy 적용, 의원급 의료기관의 중앙단체 설립 등 전 노환규 집행부에서 불발됐던 다수의 안건을 포함하고 있다.
송형곤 대변인은 "당선시 대의원회의 운영규정에 명시된 청원의 절차를 활용해 사원총회 명문화를 포함한 정관개정 청원운동을 전개하겠다"며 "만일 청원이나 정관 개정이 대의원회에서 거부된다면 바로 위임장을 받아 10월경 사원총회를 추진하겠다"고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공개했다.
노환규 집행부의 얼굴을 담당한 송형곤 전 의협 대변인을 선거캠프 대변인으로 선임하고, 이주병 전 대외협력이사까지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사실상 대내외적으로 노환규 라인의 승계를 공표한 셈.
실제로 이날 노환규 전 회장은 축전을 보내 "지난해 대정부 투쟁의 과정에서 정부의 압박에 대다수 지도자들이 떠나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송 회장은 투쟁위원회에 남았다"며 "앞장서서 투쟁을 이끌어 준 송후빈 회장의 노력이 이번 선거에서 옳게 인정받기를 기대한다"고 지지를 나타냈다.
이외 주요 공약은 ▲전국 단위 상시 투쟁체·의사의 날 제정 ▲리베이트 헌법소원 추진 ▲의대교수협의회와의 협의체 신설 ▲전공의 수련평가기구 독립 및 전공의 노조 활성화 추진 ▲의원급 의료기관의 중앙단체 설립 등이다.
송후빈 회장은 순천향대 의대 졸업 후 동 대학에서 인턴과 전공의를 수료한 후 국군수도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 천안시의사회 총무·법제·공보이사·의쟁투 위원장·비대위원장을 거쳐 현재 충남의사회장을 역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