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세계화를 외치던 손명세 원장이 취임 1년 만에 가장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신입사원 채용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은 지 일주일 만에 신입사원 등급을 상향 조정해 공개 채용에 나선 것을 철회하고, 자격조건을 지난해와 같게 수정·재공고를 한 것이다.
손명세 원장의 결정은 기자에게 다소 뜻밖의 소식이었다. 기존 등급 상향 조정 방침을 강행하는 대신 반발한 직원들에게는 별도의 보상책을 제시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심평원의 전문성 강화와 업무추진에 있어 소신과 원칙을 강조했던 손 원장이었기에 이번 신입사원 채용 방침을 강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 원장은 직원들과 노조의 반발에 못 이겨 신입사원 채용 방침을 철회했다.
이번 심평원 신입사원 채용 논란을 취재한 기자에게 손 원장의 업무추진 방식은 몇 가지 아쉬움이 남겼다.
첫째로, 신입사원 등급 상향 채용에 앞서 직원들과 사전에 어떠한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전에 직원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이를 설득한 뒤 신입사원을 채용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둘째로, 원장으로서의 소신과 원칙이 무너졌다. 심평원의 전문성 강화를 외치던 그였지만 제대로 된 설득도 하지 못한 채 채용 공고 일주일 만에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직원 등급 상향 채용 방침을 철회해 버렸다.
이는 곧 전문성 강화라는 원장으로서의 소신과 원칙이 무너졌음은 물론 업무 추진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옛말에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뤄진다는 뜻이다.
이번 논란은 원장으로서 직원들과의 소통 부재가 낳은 것으로 가화만사성이라는 옛말을 되새겨 보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파악해 고쳐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공교롭게도 원장 취임 1년을 맞아 손 원장은 지난주 심평원 수원지원에 이어 광주지원 등을 찾아 순회강연을 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기회로 삼아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에 더욱 힘써 심평원의 진정한 화합과 상호존중을 이끌어 내는 심평원장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