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의사협회장 선거 후보 등록 마감을 기점으로 의사협회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지만 상당수 의과대학 교수들에겐 여전히 남의 나라 얘기다.
진료 실적 쌓기에 바빠 의사협회장 선거까지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게 의대 교수들의 하소연이다.
평소에도 의사협회 선거에 관심이 없는 데다, 최근 대학병원이 비상경영 체제로 운영하며 진료 실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의사협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까지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16일 서울의대 한 교수는 "어제도 늦게까지 수술하느라 정신 없었는데 의협회장 선거까지 챙길 겨를이 있겠느냐"면서 "솔직히 누가 후보등록을 했는지도 모른다"고 털어놨다.
서울의대 또 다른 교수는 의협회장 후보 2명(임수흠, 추무진 후보, 가나다순)이 서울의대 출신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
그는 "휴대폰으로 문자를 받기는 했는데 자세히 들여보진 않았다"면서 "당장 외래 보고 회진 돌고 나면 논문 쓸 시간도 부족한데 의사협회장 선거에 누가 나왔는지 뭐가 그리 중요하겠느냐"고 했다.
조인성 후보가 졸업한 중앙의대 교수들도 의협회장 선거에 무관심 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앙의대 모 교수는 "개인적으로 과거에 안면이 있어서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크게 관심은 없다"면서 "동료 교수들도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순천향의대와 경희의대 교수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반응이다.
심지어 지난 14일 동문회에 참석한 경희의대 한 교수는 "그나마 동문회에 참석해서 동문이 의협회장에 출마하는 줄은 알았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다른 후보는 누가 있는지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의과대학 교수는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의 장을 선출하는 일인데 진료실적 압박에 치여 선거를 실시하는 것조차 모르고 지나가는 것은 씁쓸한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의대교수들이 회장이 누가 되는지 관심도 없게 만든 것은 과거 의협 집행부의 책임도 있다"면서 "이것이 현재 의사협회의 현주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