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배세 인상과 더불어 금연 운동 확산에 대대적인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 대학병원들도 금연 클리닉 열풍에 발을 담그는 모습이다.
이들 대학병원들은 과거 구색에 머물렀던 금연클리닉을 본격적으로 개소하거나 대대적으로 확대하며 금연 치료에 숟가락을 얹고 있다.
A대학병원은 최근 가정의학과 의사 2명을 전면에 배치하고 금연클리닉을 대폭 확대했다. 과거 조교수 혼자 금연 클리닉에서 활동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이 병원은 이 의사들을 전국 최고 금연 전문가로 소개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금연 치료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홍보 책자도 마련해 원내는 물론, 인근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본격적으로 금연 치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A대학병원만이 아니다. B대학병원은 아예 2월 초 건강보험공단에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환자를 받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병원은 건강증진센터 소속의 의사를 아예 금연 클리닉 전담 의사로 배치한 상태다.
C대학병원도 마찬가지다. 이 병원은 과거 가정의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금연 클리닉을 가정의학과, 치과를 아우르는 병원 공식 조직으로 격상시켰다.
또한 소속의 건강검진센터에도 별도의 금연 치료 센터를 구축해 환자를 확보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했다.
그렇다면 대학병원들이 이처럼 금연 치료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우선 과거 안정적인 환자군을 가지고 있던 대학병원들의 살림살이가 몰라보게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과 3대 비급여 개선 등으로 급격하게 의료 수익이 감소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진 것이다.
결국 토요진료는 물론, 금연 치료 등 환자를 확보하고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더이상 체면이나 명분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졌다는 의미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 대학병원 가정의학과의 수익 구조가 변변치 않았던 것이 사실 아니냐"며 "창구 하나면 개설하면 되는 일인데 한푼이 아쉬운 지금의 상황에서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일선 개원가에서는 이러한 대학병원의 움직임을 그리 달갑지 않게 보고 있다.
중증질환 치료를 맡아야 하는 대학병원들이 1차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금연 클리닉까지 욕심을 내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
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 금연 클리닉을 운영하는 것이 반드시 문제라고 볼수 없는 것은 맞다"며 "하지만 의원급에서 충분히 케어가 가능한 부분이고 정부 또한 이에 타겟을 맞춰 만든 프로그램인데 여기까지 욕심을 내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