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불황에 불리한 의료정책 등 각종 악재로 병원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이 확장 경영을 추진, 눈길을 끌고 있다.
수년간 군비 경쟁에 나섰던 일선 대학병원은 당초 추진하려던 공사를 연기하거나 중단하는 등 사업을 축소하며 위축된 분위기지만, 분당서울대병원은 여전히 전투적 규모 확장에 나서고 있다.
25일 분당서울대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암뇌신경병원 개원 이후 본원 병동 리모델링 공사를 추진, 내친김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부지 매입에 이어 암뇌신경병원 뒷편으로 행정동 건립까지 추진하면서 수년 째 공사 중이다.
이번에 추진하는 의료복합단지는 건평만 2만5000여평으로 서울대병원 본원(연건동) 의생명연구원 부지(7000여평)에 비해 3배 이상 큰 규모다.
분당서울대병원 측은 의료진을 위한 연구공간 이외에도 보건의료 관련 기업 입주를 유치함으로써 산학연이 한자리에 모여 연구하고 실질적인 성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기조실장은 "병원 인근한국토지주택공사(LH)본사 부지 및 사옥 부지를 약 2500억원에 매입해 의료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투자금은 10년간 갚아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체 입장에서 볼 때 공용 실험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상의사와 연계가 용이하다는 점이 상당한 메리트라는 게 그의 설명.
전 실장은 "조만간 기업체를 대상으로 의료복합단지 설명회를 열고 유치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이미 다국적 기업을 포함해 다수의 기업체가 문의를 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암뇌신경병원 뒷편으로 공사 중인 행정동에는 일반 행정직 이외 병원장실 등 주요 보직자 집무실과 병원 직원을 위한 어린이집도 마련할 계획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앞서 암뇌신경병원 개원을 시작으로 확장 경영에 시동을 걸기 시작해 본관 병동 리모델링 공사까지 추진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무리한 확장 경영이라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병원 측은 "기존의 공간 부족으로 환자 민원이 거듭 제기된 데 따른 공사로, 수년 전부터 계획된 것을 추진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 암뇌신경병원 한호성 부원장은 "오히려 암 환자 수술 건수가 작년 대비 약 20% 늘었다"고 강조했다.
암 환자 수술 건수 뿐 아니라 외래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전상훈 기조실장은 "최근 작년 대비 외래환자 수가 약 15%가량 증가했다"고 밝히며 무리한 확장 경영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의료복합단지는 진료 공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순수 연구공간으로 이용하려는 목적"이라면서 "대학병원의 공룡화와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