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이 작정하고 보건의약단체장을 상대로 쓴소리를 쏟아냈다.
치과의사의 의사 폭행 사태에 대한 치과의사협회 차원의 징계 요구를 비롯해, 최근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마다 '싸움닭 본능'을 표출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4일 서울 종로 모처에서 의협, 한의협, 치협, 간호협, 약사회의 5개 보건의약단체장 모임이 개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장 모임은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돼 왔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을 포함한 정부의 규제기요틴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협 추무진 회장과 한의협 김필건 회장은 맞불 단식 투쟁으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이날 추무진 회장과 김필건 회장의 만남은 단식 투쟁 이후 첫 대면인 셈. 올해 첫 만남치고는 논의가 평행선을 달렸다는 게 참석자의 반응이다.
모 관계자는 "이날 작정한 듯 추무진 회장이 단체장들을 상대로 쓴소리를 내뱉었다"며 "특히 치과의사의 의사 폭행 사건이 터진 까닭에 치협 측에 해당 의사를 윤리위에 제소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약사회가 추진하는 약사 대상 만성질환관리교육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며 "추무진 회장은 약사들의 진단과 치료, 관리가 불법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며 철회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 의협 측 관계자는 "보건의약단체들끼리 서로 결부된 이슈가 많아 이번 자리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할 말을 했다"며 "의사를 폭행한 치과의사에 대해서는 윤리위 제소와 징계, 자체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사회에는 만성질환관리교육이 가진 문제점들을 설명하고 취소 요청을 했다"며 "약사회도 교육의 무기한 중단을 비중있게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의협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이나 '양의사' 명칭 사용 주장에 대해서도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참석자는 "추무진 의협 회장이 한의협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장에 반박하고 최근 양의사 명칭 사용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며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일방적인 공청회와 토론회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못을 박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치과의사의 폭행 사건 징계 요구에 대해 치협 측은 "사안이 반드시 치과의사와 의사의 관계로 끝나는 게 아니라 보호자와 의사의 관계로도 볼 필요가 있다"며 "사건이 일어난 지역인 경남 지부에서 사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