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가 '불붙은 폭로전, 얼어붙은 표심'으로 요약되고 있다.
후보자간 네거티브 비방전은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반면 우편투표 참여자는 11일 현재 3800명 수준으로 차갑게 얼어붙은 투표열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의협 회장 선거운동이 폭로, 비방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먼저 임수흠 후보(기호 1번)가 조인성 후보(기호 3번)를 향해 불법 대량 문자 전송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임수흠 선대본부는 "조인성 후보측에서 특정 동문의 이름을 앞세워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으로 살포했다"며 "문자메시지는 선대본부에서 발송하는 선거용 홍보문자라는 표기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대본부는 "선거홍보문자 메시지에 포함하도록 규정돼 있는 수신거부번호도 표시하지 않았다"며 "이는 마치 개인이 동문을 앞세워 자발적으로 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듯 착각하게 만드는 기망 행위"라고 꼬집었다.
도마에 오른 조인성 후보도 폭로전으로 맞불을 놨다.
조인성 선대본부는 "만일 조인성 후보 지지자의 자발적 문자 메세지 전송이 선거관리 규정 위반이라면 타 후보들도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유권자들에게 전송된 타 후보의 메세지를 공개했다.
조인성 선대본부는 "임수흠 후보는 3월 10일 국회의원 박인숙의 추천사라는 내용으로 홍보 문자를 전송했다"며 "이는 선거관리 규정의 선거권자만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고 폭로했다.
선대본부는 "임수흠 후보 지지자가 2월 28일 경북후보합동토론회장 입구에서 임수흠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팻말을 목에 걸었다"며 "이 역시 개인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로 위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용민 후보(기호 4번)의 문자 메세지도 공개했다.
조인성 선대본부는 "이용민 후보의 지지자 역시 유세 문자를 뿌렸다"며 "문자 내용에는 '해당 문자 내용을 수정해서 지인들에게 전달해 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대구의사회 주최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도 폭로전은 멈추지 않았다.
규제기요틴의 저지 방안을 묻는 질문에 송 후보는 임수흠, 이용민 후보를 겨냥한 폭로전을 벌였다.
송 후보는 "기호 1번 임 후보는 신구대학교의 이사직으로 재직하고 있다"며 "신구대학교는 물리치료과, 방사선과, 피부미용과가 개설돼 있기 때문에 임 후보는 물리치료사의 단독 개원이나 피부미용사의 미용기기 사용 주장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방했다.
그는 "바로 1번 임수흠 후보의 당선을 막는 게 바로 규제 기요틴 저지의 첫째 과제"라는 다소 엉뚱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용민 후보의 원격의료 가담 의혹도 다시 한번 재기했다.
송후빈 후보는 "이용민 후보가 원격의료를 했다는 의혹을 다룬 기사를 보셨을 것이다"며 "원격의료에 반대한다는 사람이 원격의료와 같은 화상 상담을 했다는 게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용민 후보는 "송후빈 후보가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원격의료에 수가가 적용되면 (제도화 됐기 때문에) 막아낼 수 없으므로 절대적으로 수가 적용을 막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후보자간 폭로와 비방전이 불을 붙었지만 정작 표심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날 토론회의 말미에 나온 김완섭 선관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가 생겼다"며 "선거 열기가 얼마나 가라 앉았는지 오늘(11일)까지 접수된 우편투표 용지가 3800여명에 불과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서 우편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꼭 좀 투표를 하도록 격려해 달라"며 "정말 회원 뜻을 모으려면 선거 열기가 달아올라야 한다"고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