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앞으로 어떤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아 보인다.
조상헌 강남센터장(알레르기내과)은 13일 인터뷰를 통해 "조만간 건강검진 수진자에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정보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유전체 연구를 통해 더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센터는 지난해 6월부터 GSK와 서울대, 분당서울대, 보라매병원 그리고 DNA분석 전문업체인 디엔에이링크가 공동으로 특정질환에 대한 유전자 마커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에 선정되면서 다기관이 참여해 질환의 조기진단 및 예방을 위한 질병 예측 유전자 모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남센터는 지난 2011년 유전자 바이오 뱅크 설립 위원회를 발족, 다음해 바이오 뱅크를 문을 열고 데이터베이스와 유전자 연구시설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아온 세부 분과 전문의로 구성된 교수진의 신뢰도 높은 진단능력, 최신정밀 의료장비를 통해 확보된 임상정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모든 유전체 정보는 익명으로 데이터베이스화 된 상태로 보관했다.
조상헌 센터장은 "예측 기반의 맞춤형 유전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지금까지의 유전체 연구는 소규모 환자 집단의 특정 질병에 국한돼 있었다"면서 "다년간의 검진 데이터를 통해 유전체 연구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전체 연구가 암이나 유전성 돌연변이 질환에 초점을 두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그 범주를 확대해 다양한 질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수만명 이상의 임상정보와 유전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한국인에서 자주 관찰되는 암, 만성질환 혹은 키, 비만, 약물에 대한 반응, 알레르기 체질 여부 등에 대한 유전형질 정보를 포함한 유전 정보를 분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강남센터는 건강검진을 할 때 혈액검사, MRI, 초음파 검사 등 다양한 검사 이외에도 표준화된 문진을 통해 식습관 및 음주력, 운동력, 질병 가족력 등 환경적 특성을 데이터화하고 있다.
여기에 세부분과전문의의 결과 상담을 통한 정확한 질병 진단 등 정보까지 데이터베이스화 해왔다.
조 센터장은 질병 발생의 위험도를 먼저 평가해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검진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유전체 연구를 기반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이를 통해 센터가 수익을 낼 생각은 없다"면서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설립 취지 자체가 의학연구 목적이었던 만큼 유전자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