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받는 당직비가 수련병원별로 회당 최소 1만 5천원에서 35만원까지 최대 20배가 넘는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전히 횟수나 시간에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일률 지급하고 있는 병원도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전국 수련병원 30개곳을 대상으로 당직비 지급 현황을 조사하고 16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수련병원별로 당직비가 천차만별로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의 2년차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당직비를 주고 있는 병원은 경기도 소재 A수련병원으로 회당 35만원이나 지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천에 위치한 B수련병원은 회당 1만 5천원밖에 주고 있지 않아 A병원과 무려 23배나 차이가 벌어졌다.
아울러 서울의 C병원은 당직 횟수와 관계없이 월 5만원으로 당직비를 일률 지급하고 있어 충격을 더했다.
대전협 관계자는 "대부분의 병원이 평일과 주말의 수당을 따로 편성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횟수나 시간에 상관없이 월 단위로 일괄 지급하는 병원도 13%나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병원들은 모두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도 병원에서 계산하기 편한 방식이나 혹은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당직비를 책정하는 병원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당직비를 올려주는 대신 기본급을 깎는 조삼모사 정책을 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결국 당직비를 올려봐야 한달에 받는 최종 수령액은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대전협 관계자는 "일부 병원이 당직비를 올려준다는 달콤한 회유 뒤로 기본 연봉을 깎아 최종 수령액은 오히려 이전보다 줄어들거나 그대로 유지되게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대전협은 이러한 수련병원에 대한 실태를 세밀히 조사해 법적 조치 등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대전협 송명제 회장은 "근로기준법상 당직비는 야간 추가 근무 수당에 준해 지급해야 한다"며 "기본 급여를 줄여 당직비를 올린다면 전공의들에게 더욱 자괴감만 줄 뿐이다"고 비난했다.
아울러 그는 "전공의 특별법이 이런 불합리한 당직비 문제를 포함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