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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공감하는 '진심'이 아쉽다




박양명 기자
기사입력: 2015-04-02 05:30:51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습니다."

6년 전 접촉성피부염으로 한의원을 찾아 "양약을 끊고 한약을 먹으라"는 한의사 말만 무조건 믿었다가 스물한 살의 딸을 가슴에 묻은 소 모 씨.

그는 지루한 법정싸움을 하는 내내 소송 상대인 한의사에게서 진심을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소 씨는 한의사를 상대로 민사, 형사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고 지난달 12일과 24일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송 결과 한의사는 소 씨 가족에게 2억600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재판부는 한의사에게 책임이 80%나 있다고 봤다. 그러나 형사 처벌은 면하게 됐다.

소 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6년 동안 한의사는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왔을 때만 연락을 취해왔다. 집에 찾아와서도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자신도 힘들다는 소리만 했다. 나도 느낌이라는 게 있다. 이 한의사가 반성하고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라고 하소연했다.

의료사고가 생겼을 때 환자나 보호자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의료진의 '진심 어린 사과'라고 한다. 특히 환자가 죽음에까지 이른다면 남겨진 유족은 의료진의 진심에 대한 갈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딸을 잃은 소 씨의 마음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소 씨는 한의사의 진심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억울함만 더 커졌다.

소 씨의 사연은 한약과 약의 간 독성을 놓고 의료계와 대한한의사협회의 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한의협은 언론보도로 소 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재판부의 판결이 유감이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한의사 한 사람의 문제이며 판결문의 확대 해석을 경계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개인적인 소송이 집단의 대립으로 확산되는 것까지는 좋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소 씨는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어디에도 의료사고 피해자를 생각하는 '진심'은 보이지 않았다.

한의협은 보도자료에서 한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데만 급급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는 그 흔한 위로의 말도 없었다.

의료계 역시 한의사를 비난하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약의 간 독성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는 상황의 시작은 '의료사고로 딸을 잃은 소 씨의 사연'이다. 의료사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의사와 환자가 아픔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아픔을 공유하려는 마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의료계와 한의계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료사고 당사자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먼저 생기는 따뜻한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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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의약분업때 당해놓고, 또 당하네. 일단, 코로나 넘기고, 재논의하자. 노력하자.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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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먹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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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진'강행'은 안해주마. 애초에 논의한 적 없이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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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 heef*** 2020.09.00 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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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방적 발표였으니, 재논의도 아닌 거고, 노력이란 애매모호한 말로 다 퉁쳤네. 추진 안 한다가 아니라 강행하지 않는다니,
    (현 정부 꼬락서니를 보면, 관변어용시민단체 다수 동원해, 국민뜻이라며 언론플레이후, 스리슬쩍 통과. 보나마나 '강행'은 아니라겠지.)
    정부 입장에서 도대체 뭐가 양보? 의사는 복귀하도록 노력한다가 아니라 복귀한다고. 욕먹고, 파업한 결과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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