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가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2030년의 의사 수요 부족 보고서에 대해 '엉터리'라고 평가절하했다.
근무일수 기준 설정과 연구에 사용된 ARIMA 모델 모두 예측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향후 의사의 과잉을 지적한 보고서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일 의협은 "공정치 못한 자료로 홍보에 앞장선 보사연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해당 의사 수요 부족 보고서는 보건의료인력 정책의 기초자료로 삼기에는 문제 많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는 보건의료인력 수급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통계자료 확보를 목적으로 2008년 이후 5년 주기로 실시하고 있다.
중장기 추계의 일환으로 최근 보사연은 의사인력이 2030년 4267명에서 9960명까지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먼저 의협은 연구방법론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한 ARIMA 모델은 1년 후 예측 등 주로 단기예측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와 같이 15년 이상의 중장기 기간을 예측하는데 있어서는 예측력이 떨어진다는 게 의협 측 판단.
의협은 "또 의사수급 추계시 의사들의 근무일수를 255일과 265일로 설정했지만 이는 의료기관 개원의들의 실제 근무일수를 반영한 수치가 아니다"며 "다수의 병의원들은 일요일 및 법정공휴일을 제외하고는 진료를 수행하고 있어 평균 근무일수는 300일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만약 실제 근무일수와 의료 공급이 상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근무일수를 300일로 늘려 대입한다면 2030년 의사공급은 과잉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의협은 "의료수요(질환 등)와 발생추이가 많이 바뀌고 있어 과거 10년 동안의 수요로 미래를 예측하고 있는 방식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 노령인구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출산율이 현저히 감소해 전체적으로 인구는 감소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결국 의사수급 추계에는 수많은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나리오별로 다양한 결과값이 도출될 수 있다"며 "다양한 변수에 대한 고려없이 단순히 총량적인 수급추계 결과만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사연의 추계와는 달리 의사의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의협은 "대표적으로 OECD 국가의 의사밀도 자료를 살펴보면,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의사밀도가 3위(9.86/km2)로 OECD 평균 4.25에 비해서도 매우 높았다"며 "이는 의사밀도를 근거로 한 의료접근성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역설했다.
의협은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당 의사수 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 대비 2010년 인구증가율(7.5%)에 비해 의사수 증가율(40%)이 약 5배 정도 높다"며 "2020년에는 의사인력의 초공급과잉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인구 1천명당 활동의사수와 그 증가율을 OECD와 비교해보면, 2010년 활동 의사수는 2005년 대비 25%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OECD 평균은 6.9% 증가에 그쳤다"며 "우리나라의 활동의사 증가율이 OECD 평균 증가율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고 비판했다.
의협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의사인력이 과잉이거나 부족한 경우 모두 국가적인 자원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한다"며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등이 모두 참여하는 공적이고 투명한 논의기구의 발족과 이를 통한 우리 현실에 맞는 모형개발과 인력수급 모니터링 등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